04/10/2006 근황.

봄비와 벚꽃, 링컨 센터에서.

쮸예요. 그간 집 구하고 계약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 와중에 이런저런 공연들과 무료 콘서트까지 다니느라 더 바빴죠; 따로 옮겨적기도 귀찮게 많이 쌓였음;;)
처음엔 링컨 센터 근처나 유니온 스퀘어 쪽이 좋겠다 했는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물가가 아니라서;;;
(위치, 방 조건, 돈... 이렇게 말로 해보면 간단한 것 같은데 딱 이거다 하는 건 쉽지가 않더군요 ^^;)
아무튼 살기 좋은 데 구했고, 4월 말이나 5월 초에 이사갑니다. 음- 해치울 일이 또 이것저것...

새로 자리잡아 살 곳은, 동향과 남향으로 난 창 밖에 나무가 산들거리는 아늑하고도 널찍한 스튜디오예요.
집 앞의 교회에서 은은하게 종소리도 들려오고, 밤 9시의 공원에서 어린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을 정도로 평화로운 데다, 저렴한 상점들이 주변에 많은 주택가에 있어요. 교통편도 많구요. (처음엔 다른 데에서 각방 쓰는 룸메이트 구해서 살려 했는데, 같이 살고픈 사람도 딱히 없었던 데다 이 집을 보는 순간 딱 아 괜찮네- 싶어서 조건 협상해서 바로 잡음; 맨하탄 번화가 중심지라면 민첩하게 왔다갔다할 수는 있으되 너무 비싸고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이 쪽은 이동시간이 좀 걸리지만 싸고 넓으며 거리 분위기가 부드럽고 환경이 깨끗해서... 역시 한정된 예산 안에서 무엇에 촛점을 맞추느냐가 선택의 관건이겠지요; 뭐 싸다고 해봤자 서울 집세의 몇 배니까 대출혈;)
달링들, 뉴욕으로 놀러올 거면 콜~ ^^*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최종 계약 마치고 맨하탄의 야경을 바라보며 돌아왔더니, 기숙사 복도에 거대한 바*가 있어서 기겁;
우우... 빨리 나가고파... ㅠ ㅠ; (몸서리쳐지게 징그러운데 빨리 죽지도 않고 투우처럼 달려들어 대략 공포;;;)

지난 일요일에는 처음으로 교회에 갔어요. (미국 교회. 뭔가 종파가 많더군요... 뭐가 다르려나아;)
그 동안에는 가자고 꼬셔도 응하는 인간이 없더니, 이번엔 웬일로 자꾸 불어나서 10명이서 우르르... 이것도 좀;
Palm Sunday라고 나누어 주는 종려나무 가지를 한들거리며 돌아왔더니, 마주치는 사람마다 교회 다녀오냐며 미소짓더군요. 다음 주가 부활절이라서 교회들마다 이번 주 내내 이런저런 행사들이 가득해요.
(스케줄에 차곡차곡 정리해 놨음; 이번 주도 달리는 거야~ *_*)

예수 그리스도 부활 1주일 전의 일요일. 성지주일(聖枝主日), 수난주일이라고도 한다.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마태 21:1∼11, 마가 11:1∼10, 누가 19:29∼40, 요한 12:12∼19)을 기념하여
4세기 이후 이날, 즉 성주간(수난주간)의 첫날에 축하행렬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참가자들은 종려나무와 올리브 등 푸른 나뭇가지를 손에 들었다.
예루살렘 입성의 미술 표현은 초기 그리스도교 시대(유니우스바수스의 석관) 등에 시작되었지만,
상세한 설화적 표현은 14세기 이탈리아의 B. 두초의 《마에스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도가 당나귀를 타고 사도들과 지나가는데 예루살렘 성문에서는
어른과 어린이들이 옷·종려나뭇가지·올리브가지를 길에 깔고서 마중하러 나와 있는 장면이다.
중세 말기, 특히 독일에서는 당나귀가 끄는 수레에 걸터앉은 소박한 그리스도의 목조상이
종려주일의 행렬을 위해 많이 제작되었다.

지금은 작고 더뎌보이더라도 그저 한 걸음씩. 개척하고 만들어 이루어 나가야 할 때.
어려워 보여도 움츠러들지 말고, 부지런할 것이며, 지치거나 안주하지 말고 계속 시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