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근황 잠시.

핸드폰. 기계도 비싸고 서비스도 비싼 아이폰을 잠깐 고려했다가 실속을 위해 힐리오로 바꿈.
나름대로 한 단계 발전한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한글 문자메세지를 주고받으며 흐뭇.
얼마 전엔 새벽 한 시 반인가 거의 동시에 문자가 두 개 들어왔는데,
이게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잠시 헛웃음이 나더라...
영어로 된 메세지는 뭐 물어볼 게 있는데 지금 자냐는 거였고(물론 자고 있었고말고;;),

(이 사람이 나한테 먼저 전화거는 거래봤자 장비 뭐 사면 좋겠냐, 영어 시험 어떡하면 되냐, 집 구할 때 어째야 하냐 뭐 그런 자기 아쉬운 거 물어볼 때뿐일 텐데, 그게 꼭 이 시간에 물어봐야 할 건가- 싶어 쓴웃음. 다음 날 통화했더니 역시나 영어 시험 관련인데, 전에도 아주 자세하게 대답해 줬던 사항을 묻고 묻고 또 묻는다. 내가 두번, 세번까지는 친절하게 반복해 대답해 주지만, 그 뒤로는 듣는 사람의 성의 문제거나 머리가 어지간히 돌빡인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상하게 이 동네엔 똑같은 걸 대여섯번 물으면서도 천연덕스러운 사람이 많다;; 조금만 스스로 부지런하게 찾으면 아무한테도 안 묻고 끝날 것들을. 그리고 이런 사람들일수록 상대방이 지금 자는지, 어디가 아픈지에는 관심도 없더라... 뭐 놀 거리, 얻어먹을 거리에는 한가하면서, 내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에는 되게 바쁜 것도 어김없고.)

한글로 된 건 오늘 무슨 영화 봤는데 재밌었다고 꼭 보라는 추천.
(흑, 같이 영화보러 가고 끝나면 맛난 거 먹고 놀던 나날이 주마등... ㅠ ㅠ
서로 같이 영화볼 사람이 없어져 심심해하던 생각도 나면서 메세지 날려준 게 괜히 더 고맙더라. 이쪽은 시차 때문에 그 시간에 보낸 거지만, 어차피 내가 자다가도 바로 전화 받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 몇 시에 보내든 괜찮은 경우.)

룸메이트 없이 사니 마음이 참 편하군.
집세 생각하면 빨리 구하는 게 좋을 것 같긴 한데 아무 의욕이 안 나고, 어찌 대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지금 케이블 TV도 스탠더드 플랜에 HBO, Cinemax, SHO, Starz 보고 있는데 혼자 보기 좀 아깝긴 하군... (제일 싼 베이직 플랜으로 있다가 새 룸메와 심기일전을 위해 다시 신청했던 참;) 이젠 새로 룸메 들어온 사람 잘해준다고 고기 먹일 생각 말고 냉동만두국이나 휘리릭 끓여먹이고 말아야지. (처음엔 잘 구워진 통닭 사다가 닭다리 찢어 들려주며 먹이고, 그 다음엔 갈비살 사다 손질해서 각종 버섯, 야채와 버무려 재놨었음.)

친구가 여름 휴가 때 일본 가서, 뭐 보고 싶은 거 있으면 이른 생일 선물 대신 부쳐주겠다고 챙겨주던 소포가 도착. (타이밍도 죽여주게, 전 룸메 새 룸메 다 사라지고 싹 해결된 후에 혹시나 우편물 온 거 있나 체크하러 갔더니 와 있더라; 대략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받아다 오늘까지 열심히 탐독. 덕분에 스트레스 다 사라지고, 마음도 편하고 소화도 잘 됨.)

팔견전 5,6 (꺅꺅~ 6권의 시노 너무 아름다워... *.* 맛있게 익은♡ 청년 버전을 종종 볼 수 있길 고대해 마지 않으며 발그레. 소우스케의 그림자 반쪽은 역시나 나쁜 남자일수록 멋지다는 매력을 발휘하여 어필하고 있는데... 종종 키요미네랑 똑같아 보이는 저 그림체; 그나저나 아베 미유키는 뭐 이렇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지 수다스럽게 글씨가 빼곡해서 읽다가 종종 지침;;)
실버 다이아몬드 11 (이번 권에는 라칸과 치구사가 이챠이챠하는 게 없어서 좀 약했음. 그래도 귀엽~)
고교데뷔 8 (아아아앙... 내 마음에 불을 밝혀주는 이 귀여운 것들! 이뻐이뻐 착해착해 좋겠고나.)
카제히카루 22 (삶도 죽음도 오키타 소우지를 위하여! >ㅁ< 마지막에 타에로. 하며 훗- 미소짓는 사이토 상이 제일 귀여웠삼.)
학원앨리스 13 (지난 권까지 절정으로 치달았던 대형사건들이 매듭지어진 후의 평화로운 나날. 이 작가도 참 수다스러워서 글씨 읽다 피곤해질 때가;)
러브 미 텐더 4 (사에 군의 멋진 모습을 더더더! 사랑받게 해주고 싶은 녀석.)
크림슨 스펠 2 (1권처럼 좀 귀여운 호노보노도 없고, 어째 색기도 없는 SM에 읽다가 짜증났던...; 사건 좀 재미있게 꽈주면 안되나!)
파인더의 포로 (시리즈로 몇 권씩 우려먹는 데 비해 내용이 너무 없는 부실공사 시리즈! ^^;; 본편보다 찌라시로 들어있던 야마네 아야노 스페셜 컬렉션 박스 발매광고가 더 솔깃했을 지경; 다만 12,600엔... 역시 저 세계는 마의 늪이야;;)

이것저것 미래 준비를 위해서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긴 한데...
그 쪽 얘기는 기분이 좀 더 희망차고 발랄해지면 하겠음.
내 인생 중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남남으로 느끼게 하는 곳은 처음인데...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역시나 남일세-로 뒤통수 맞으면 이건 뭐...;;;
어디를 자기개조해야 하는 걸까;)
부디 앞으로는 좀 더 따뜻한 만남을. 때때로 진짜 외롭다.
가족, 친구들이랑 화기애애하게 밥 먹던 기억, 덥석 달려드는 보들보들한 조카애기들 끌어안던 기억, 꼬맹이가 손바닥 핥아오며 꼬리가 떨어져라 흔들던 모습 뭐 그런 거 떠올리면 작금의 척박함과 비교되면서 핑 돌고 어떤 게 꿈인가 현실인가 멍해지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