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mus.J.Lupin ☆

☆ SIRIUS BLACK ☆ 편에 이은 2탄입니다 :) 역시 2002년에 작성한 글.

☆ Remus.J.Lupin ☆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 마법학교 3학년이 되는 해, 호그와트의 어둠의 마법 방어술(Defense Against the Dark Arts) 담당으로 부임해 온 젊은 교수님. 실은 해리의 아버지인 제임스의 절친한 친구로, 호그와트 비밀지도 제작자 중 무니(Moony)랍니다. 아주 어릴 때에 늑대인간에게 물려, 그 자신도 늑대인간이라는 비극적 숙명을 떠안게 되었으나 용케도 곧바르게 자라났습니다. 루핀 교수라고만 불리우다, 작품 후반부에서 시리우스에 의해 처음으로 퍼스트 네임 Remus가 불리워지지요. (꺄아아~ >_<)

해리에게 개인수업으로, 디멘터를 물리치는 고등 마법인 패트로누스 마법(The Patronus is a kind of positive force, a projection of the very things that the Dementor feeds upon - hope, happiness, the desire to survive - but it cannot feel despair, as real humans can, so the Dementors can't hurt it.)을 가르쳐 준 선생님. (매우 행복했던 딱 한 가지 기억에 몰두할 때에만 효과가 있으며, 주문은 Expecto patronum!)

호그와트 급행 열차 안에서 해리 일행과 같은 객실이라는, 우연을 가장한 운명적 필연으로, 친우를 빼어닮은 그의 아들과 조우합니다. (해리들은 그저 교수님이 깊이 잠들어 있다고만 생각하지만, 늑대인간이라는 위험을 안고 마법세계에서 살아온 리무스가 그렇게까지 무딘 신경의 소유자일 리가 없지 않겠어요? 게다가 해리들이 열차에서 어른 승객을 본 것은 이제껏 루핀 교수가 처음이었던 걸로 보아, 그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해리를 지켜주기 위해 일부러 급행열차라는 수단으로 호그와트에 재입성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해리들과의 만남에서부터 여기저기 기운 허름한 망토, 낡고 찌그러진 작은 가방, 아주 젊음에도 불구하고 희끗희끗해진 연갈색 머리카락이라는 초라하고 가련한 모습으로 첫 등장합니다만, 이것은 시리우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12년간 얼마나 그가 어렵게 고생하며 살아왔는지를 강조하기 위한 묘사인 것입니다. 늑대인간으로 살아야 하는 운명 역시, 그의 건강을 상당히 악화시켜 초췌하게 만들고요. (호그와트에 와서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자마자 훨씬 건강한 모습이 된 루핀 교수, 얼마나 보살핌을 못 받고 살아온 건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이 찍.)

론의 말을 빌리자면, 웬만한 마녀 하나도 당해내지 못할 것처럼 생긴, 마냥 순하고 연약한 인상인 듯 합니다만... (덧붙이자면 뭘 좀 먹어야 할 것처럼 생겼다는 걸로 봐서, 체격도 여위고 몸도 비실비실 안 좋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 =_=;) 그러나, 그의 내면은 결코 연약하지 않지요! 론의 말을 다시 잘 생각해 보면, 본디 단정하고 부드러운 용모! 의 외유내강 조강지처형이라는 얘기입니다.(... 으응?)

그럼, 여기서 리무스 루핀의 성격 됨됨이를 묘사하는 주된 단어들을 살펴볼까요. mild, smiling, coolly.calmly.
... 어떠세요? 감이 팍 오지 않으시나요? 그렇습니닷. 아즈카반 편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무니 군! 이라는 얘기입니다. ^_^

그리하여, 편의상 약간 분류를 나누어 루핀 교수님의 매력포인트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 깜찍한 유머감각

호그와트 특급열차 기찻간에서. 침묵을 깨고 커다란 초콜릿을 깨뜨려 깜짝 놀란 아이들의 주의를 돌리고, 먹으라고 나누어주는 교수님. "Here, Eat it. It'll help." 상황을 살펴보러 나갔다 돌아와서는 여전히 웅성거리며 초콜릿을 들고만 있는 아이들에게, 내가 초콜릿에 독이라도 넣었을까 봐 그러니- 라며 미소를 머금지요.

해리를 사무실에 데려와서는 "내겐 차밖에 없는데... 넌 찻잎이라면 이제 지겹겠지?" 라며 눈을 반짝이는(twinkling) 귀여운 교수님. 은근슬쩍 장난끼가 있다니까요. (-> 해리는 점술 수업 시간에 찻잎 모양이 자신의 죽음을 예언하네 어쩌네 한 사이빌 교수 때문에 질려버렸었지요)

해리와 둘이서 버터 맥주를 마시며 그리핀도르의 승리를 위해 건배하다가 자신이 교수라는 입장을 자각, 재빨리 덧붙이는 모습도 매우 사랑스럽답니다. "Well - let's drink to a Gryffindor victory against Ravenclaw! Not that I'm supposed to take sides, as a teacher..." he added hastily. 뭐니뭐니해도 리무스 역시 그리핀도르 출신이니까, 응원하는 거야 당연! 선생으로서 그러면 안되겠지만 하고 황급히 부연하는 게 더 깜찍~


♡ 품위있는 말씨와 온화한 상냥함

해리네 첫 수업시간, 위압적인 명령조의 스네이프 선생과는 정반대로, Would you please로 시작하는 부드러운 말투. 첫 수업부터 아이들의 이름과 얼굴, 신상 명세를 기억해 와서는 한명 한명 이름으로 불러주는 저 다정하고 세심한 마음씀씀이! (보통 교수님들은 학생들을 성으로 부릅니다. Mr.Potter, Miss Granger 등.) 찬사를 보낸 딘 토마스에게는 "고맙다, 딘" 이라고 답례하고, 우물거리는 네빌에게 "잘 못 들었는데, 미안하다-" 라며 부드럽게 격려해 주며 "네빌, 넌 할머니와 함께 살지, 아마?" 라며 개인적인 사항을 기억해 주고 있습니다.

피브스의 모욕적인 노래(Loony, Loopy, Lupin- 의미는 둘째치고, 발음이 꽤 귀엽지 않나요? ^^;)를 듣고서도, 여전히 미소지은 채 유쾌하고 상냥하게 말하고서는(사실은 경고였...;) 우아하게 퇴치하는 교수님. 이 얼마나 너그러운 품격이 느껴지는 장면인지요~ ^^

새로운 선생님 앞에서 첫 시간부터 아무렇지도 않게 네빌을 모욕하는 스네이프 선생에겐 눈썹을 치켜올려 못마땅함을 표시하고는, 네빌은 자신을 도와 훌륭하게 시범을 보여줄 거라며 격려하고,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 주지요. (또한 부당한 모욕을 가한 스네이프를 웃음거리로 만듬으로써 통쾌한 철퇴를 가한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멋진 교수님! 머리도 좋고 정의롭기도 하지욧!)

훌륭한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매우 풍부한 루핀 교수님. 학생들 개개인을 갖가지 말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이끌어 주고, 쉽고도 정확한 방법으로 쏙쏙 요점을 가르치고 정리해 줍니다. 물론 과중한 숙제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흥미를 유발하는 효율적인 실습으로 학생들의 기초 실력을 닦아주지요. 그야말로 이상적인 상냥한 선생님!

혼자서만 호그스미드에 못 가고서 학교에 남아 낙담하고 있는 해리를 발견하고는, 자기 사무실로 불러들여서는 물귀신을 보여주고, "Cup of tea?" 지금 막 차를 끓이려던 참이었다며 해리에게 권하지요. (하지만 차를 자주 끓여먹는다면 뚜껑에 먼지가 쌓여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ㅠ_ㅠ 이 빠진 머그컵에... 우흑, 궁핍한 살림이여.)

심지어는 저 스네이프에 대해서조차, 미소를 지으며 세베루스라 이름으로 부르고, 고맙다는 말을 아낌없이 합니다; (덕분에 스네이프조차 떨떠름해하면서도 흠잡을 데를 찾아내지 못하고 응대하고 만다는... 하지만 약에 설탕을 넣은 것은 역시 일부러인 것 같은 느낌이... -_-;;)


♡ 루핀 교수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와 인망

*폼프리 부인(Madam Puppy) - 디멘터에게 생기를 빼앗긴 아이들에게 루핀이 초콜릿을 나누어준 얘기를 듣고 "마침내 치료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님을 모시게 되었군요?" 라며 만족스럽게 말하지요.

*딘 토마스 - 피브스를 우아하게 격퇴한 루핀에게 "멋져요, 교수님!(Cool, Sir!)" 이라며 놀라워하죠.

*첫 수업이 끝나고서 아이들은 모두 흥분에 들떠 의기양양하게 떠들면서 나옵니다. 평가 또한 만족만족.
- That was the best Defence Against the Dark Arts lesson we've ever had, wasn't it? -Ron-
- He seems a very good teacher. -Hermione-

*어둠의 마법 방어술은 순식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 되었다. 부임 당시에는 루핀 교수의 초라한 옷차림에 떨떠름한 반응이던 아이들은, 이제 아무도 그의 망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지 않았다. (말포이 패거리 빼고. 이쪽은 가장 유치한 비열함을 나타내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음;)

*루핀 교수 대신에 임시로 들어온 스네이프 교수가 어떻게든 루핀을 깎아내리려 하자, 학급 아이들이 똘똘 뭉쳐 부정하지요. ("그분은 지금까지 저희를 가르쳤던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님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분이세요." 딘 토마스가 용감하게 말하자, 나머지 아이들도 모두 동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보내온 선물, 파이어볼트를 대체 누가 보냈을까 추측하는 해리와 론.
- 론:알았다.(웃음을 참으며) 누가 보냈는지 알겠어. 루핀 교수야!
- 해리:뭐라구? (어이없어하며 피식 웃는다) 루핀 교수? 야, 그분이 이걸 살 정도의 돈을 갖고 있다면, 망토를 벌써 몇 벌은 사 입었을 거야.
- 론:그래, 하지만 그 교수님은 널 좋아하잖아. ^_^

*루핀 교수가 학교를 떠난 것을 안타깝게 여긴 것은 해리만이 아니었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을 들은 학급 아이들 모두가 그의 사임을 슬프게 생각했다. (당연하지!)


♡ 감이 좋은데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을 겸비한 교수님

차를 마시며 생각에 잠긴 해리를 알아차리고,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느냐며 상냥하게 물어주는 교수님. 첫 수업 시간에 보가트와 해리가 맞서지 않도록 막아준 루핀 교수의 행동을 불편하게 여긴 해리의 생각을 정확히 가려내 대답해 줌으로써 해리를 편안하게 해주지요. 디멘터가 어째서 자기에게 특별히 강한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해리에게 또렷한 음성으로, 그건 허약함과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네가 다른 이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무서운 일을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해 줍니다.

디멘터 퇴치법 수업에 좀처럼 진전이 없어 초조해하는 해리에게 엄격하고도 정확하게 상태를 짚어주고는, 바로 또 상냥하게 격려해 주며 버터 맥주를 상으로 주는 모습! (무심코 버터맥주를 좋아한다며 기뻐하는 해리에게 수상쩍음을 느끼는 루핀 교수님, 역시 감이 좋다니까요) 자신의 초라한 망토는 몇번이고 기워입으면서, 해리에게 줄 초콜릿과 버터 맥주는 빈틈없이 챙기시는군요 교수님! >_< 자상하도다~~~

그리핀도르 vs 래번클로 시합에서 첫 선을 보인 해리의 은사슴 패트로누스를 보고 루핀 교수님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해리에게 달려온 그의 충격과 기쁨이 뒤섞인 표정은, 단순히 그리핀도르의 승리와 패트로누스 마법의 성공뿐만이라고 하기엔 왠지 복잡한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그리핀도르의 승리에 환호하며 해리에게 뛰어가는 아이들 틈에 뒤섞여 달리며 리무스는 자신의 학창시절과 친우의 모습을 떠올렸을지도 모릅니다.

요옷. 이번에는 세베루스 스네이프의 이름에 반응한 호그와트 비밀지도를 봅시다.

Mr Moony presents his compliments to Professor Snape, and begs him to keep his abnormally large nose out of other people's business. (안부라니, 정중하기도 하지~. 그리고, 한글판에서는 미처 알 수 없었던 무니 씨의 품위있는 비꼬기를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원문의 묘미...!)
Mr Prongs agrees with Mr Moony, and would like to add that Professor Snape is an ugly git.
(오오 프롱스. 무니에게 윙크를 하며 동감이야- 했을 아리따운 모습이 연상... 게다가 할 말은 한다! 파)
Mr Padfoot would like to register his astonishment that an idiot like that ever became a Professor.
(앙~ 역시나 우아한 패드풋. 저 직설적인 단어 선택!)
Mr Wormtail bids Professor Snape good day, and advises him to wash his hair, the slimeball.
(아핫, 슬라임볼...!)

... 이걸 보자마자 대뜸 루핀 교수를 불러제끼는 세베루스 군. 즉, 그는 이 애칭들이 누구를 의미하는 건지 은밀히 다 알고 있었다는 거군요! (자존심상 직접 부른 적은 한번도 없겠지만 말이예요. 과연 호그와트 동기에다 스토커였던 나날이 헛되지는 않았다.) 그건 그렇고 "Lupin! I want a word."라니, 세베루스 군, 자네는 저 품격있는 would like to를 본받을 수 없는가? --+ 말투하곤 쯧. (일본어판의 시리우스 역시 고상한 말투여서 마음에 듭니다. 과연 블랙 가의 도련님!)

친우들과 예전에 만든 소중한 추억의 지도를 갑작스럽게 적군(;) 앞에서 마주한 루핀 교수, 아직 인생의 연륜이 짧아 '뭔가 알 수 없는 야릇한 표정(원문은 An odd, closed expression)'으로밖에 해리가 포착할 수 없었던 루핀 교수님의 얼굴에는 과연 어떤 감정들이 스쳐갔을까요? 당황하지 않고 재빨리 머리를 굴려 이 난관의 타개책을 찾는 우리의 리무스. 과연 보기좋게 세베루스를 따돌리고 해리와 론과 지도까지 챙겨서 날렵하게 빠져나옵니다. Well! 하고 손뼉을 치며 기분 좋게 주위를 둘러보는 루핀 교수님, 이건 이미 가증스러운 귀여움이 아닙니까! >_<


♡ 살아남은 친우, 리무스로서의 은밀한 슬픔

디멘터에게 "우리는 망토 속에 시리우스 블랙을 숨기고 있지 않으니 가시오." 라고 말할 때, 자신의 입으로 담담하게 그 이름을 말하는 리무스의 기분이 어땠을런지... (하지만 무니~ 망토 속에 숨기다니? 어째서 그런 발상을 떠올린 거지~~~ 어쩌면 과거의 전.과.가...? ^^;)

시리우스 블랙은 아즈카반에서 탈출하지 않았느냐며 해리가 그의 이름을 언급할 때 순간적인 마음의 동요를 숨기기 위해, 가방을 잡는 시늉을 하며 상체를 굽혀 얼굴을 감추는 루핀 교수. 정말 자신의 감정을 안으로 얼버무리는 데 능숙하군요;

디멘터들이 가까이 오면, 볼드모트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해리의 말을 들을 때의 루핀 교수. 가슴이 아파 그만 해리를 꼬옥 안아 쓸어주고 싶은 마음이 치솟건만, 차마 그러지도 못하고 팔을 들어올리다가 다시 가만히 내려놓는 리무스의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제임스들이 살아있었다면 어려서부터 아낌없이 껴안고 귀여워해줬을 텐데 말이에요... 마음껏 함빡 다정하게 미소지으며.

패트로누스 마법을 배우던 중 해리가 볼드모트에게서 자신을 지키려던 어머니(릴리)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할 때의 창백한 안색, 그 다음엔 제임스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해리의 말에 결국 리무스 역시 울어버릴 것처럼 되어버리지요. (해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자신의 눈물을 닦느라 루핀 교수의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정도로밖에 알아채지 못했지만, 리무스라고 그 마음이 다르겠어요.) 아빠를 잘 아느냐는 해리의 말에 "I - I did, as a matter of fact, We were friends at Hogwarts." 라고밖에 말하지 못하는 루핀 교수님. 수많은 감정과 추억과 슬픔이 한꺼번에 흘러넘쳐와 끓어오르는 걸, 꾹꾹 억누르며 화제를 돌리는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겨우 개인지도를 끝내고 뒷정리로 불을 끄는데, 느닷없이 뒤통수를 직격하는 해리의 폭탄발언.
"Professor Lupin? If you knew my dad, you must've known Sirius Black as well."
화들짝 놀라 즉시 뒤돌아서며 긴장하는 루핀 교수님. (어찌 이리 깜찍하고 가여운 것입니까아앗)
당황해서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날카로와집니다만, 이어진 해리의 대답에 자신의 과잉반응을 깨닫고 곧바로 표정에 긴장을 풉니다. "Yes, I Knew him." he said shortly. "Or I thought I did." (아아 이 말에 담긴 리무스의 감정이 얼마나 함축적인 웅변인지요!)

루핀 교수님은 자신의 감정이 겉으로 흘러나올 것 같으면 말을 짧게 하고선 재빨리 화제를 바꾸거나, 자세를 바꾸는 시늉을 하며 얼굴을 감춥니다. 귀여워어엇! 일반적으로는 언제나 온화하게 미소짓고 있는 모습 외에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리무스가 가엾습니다.

시리우스 블랙이 디멘터의 입맞춤을 받아도 싸다고 말한 해리에게, 정말로 누군가가 그런 일을 당할 만하다고 생각하니? 하고 일부러 담담한 척 가벼운 어조로 말하는 루핀 교수님. 속으로는 얼마나 가슴이 찢어졌을까요.

해리와 론을 스네이프에게서 구출해 나와(;)서는 설명은 듣고 싶지 않다고 짤막하게 말한 루핀 교수님. (가슴 속은 은밀히 콩닥콩닥~) 아무것도 모르는 해리의 당연한 질문에 순간 말이 막혀 망설이다가,(그도 그럴 것이, 애한테 이 깊은 사연을 어찌 줄줄이 늘어놓겠어요;) 지도제작자들이 해리를 학교 밖으로 불러내는 걸 굉장히 즐겁게 여겼을 거라고 말합니다. (오호랏, 진담이 섞여 있다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려오는 즐거웠던 추억을 떨치기 위해 해리의 현실에 촛점을 돌려 일부러 엄하게 말하는 리무스. 비밀지도를 만들었던 무용담을 친우의 아들에게 털어놓기는커녕, 그들을 아느냐는 질문에(뜨끔) 남 얘기처럼, 만난 적이 있다고만(We've met) 짧게 대답하고 말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이었습니다.

그리운 추억이 가득 담긴 호그와트 비밀지도와 우연찮게 재회(?)한 리무스는, 그 날 밤 무슨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을까요...?


♡ 정면으로 직시할 수 있는 용기, 재회편

우선, 볼드모트 경의 이름을 거침없이 말하는 루핀 교수를 보고 놀라워하는 해리. 볼드모트의 이름을 거리낌없이 언급하는 사람은 덤블도어 교수와 해리 포터 이외에는 루핀 교수와 시리우스 블랙뿐이지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볼드모트를 감히 이름으로 부르지 못하고 두려워하나, 덤블도어 교수는 그 사람이라 하지 말고 이름으로 부를 것을 설파하며, 어떤 이름에 대한 공포심은 그 사물 자체에 대한 공포심을 커지게 하기 때문이라고 해리에게 설명해 줍니다.) 아무튼, 과연 제임스의 친구입니다.

드디어, 시리우스와 12년만의 재회.
이미 비밀지도를 보고 일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리무스, 현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어디에 있나, 시리우스?" 라고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말에 놀란 시리우스는 잠시 얼어붙은 듯 가만히 있다가 겨우 론을 가리키지요.(말도 안 나온다) 총명한 머리와 뛰어난 감으로 진상을 깨달은 리무스, 서로를 뚫어질 듯 바라보는 두 사람.(잠시 둘만의 세계에서 무아지경) 이제 리무스는 감정이 이끄는 대로 시리우스에게 다가가 일으켜 세워 끌어안습니다!

자신이 늑대인간임이 밝혀진 상황에서조차, 스네이프가 내 준 숙제를 하면서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헤르미온느에게, "그가 아주 기뻐하겠구나" 라고 쿨하게 말하는 리무스. (한편 시리우스는, 자신을 감싸다 늑대인간임을 폭로당해 난처해진 리무스를 보고 비통한 마음에 떨며 얼굴을 감싸쥡니다. 이 순간만은 복수심도 잠잠;)

자신이 늑대인간이었던 것이 발단이 되어 애니마구스가 된 친구들과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덤블도어에게 떳떳하지 못했던 스스로의 나약하고 비겁한 면까지 직시하고 인정하는 올곧음.

독설도 어디까지나 부드럽고 우아하게 말하는 무니. 멍청하게 나왔다 쓰러진 스네이프 군에게도 그렇습니다만("You fool," said Lupin softly. "Is a schoolboy grudge worth putting an innocent man back inside Azkaban?") 그 진면목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것은 역시 배신자 피터에게...!

사람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페티그루를 보며, "잘 있었나, 피터. 오랫만이군." 같은 소리를 유쾌한 어조로 말하는 건 무니만이 지닌 재주일 거예요! 밝고 태평한 말투로 "우린 그저 얘길 좀 하고 있었지. 릴리와 제임스가 죽은 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말이야. 자넨 저 침대 위에서 찍찍대느라 제대로 못 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일세." 라고 말하는 리무스에게서 어쩐지 한기가 들지 않으셨나요? (너무 멋져 몸이 떨립니닷!) 조용한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섭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니까요~ 무서운 눈길 하나로 페티그루의 입을 닥치게 만들고(Lupin silenced him with a look.), 적극적으로 먼저 소매를 걷어올리고 나서며 단죄할 태세를 갖춥니다.

"Forgive me, Remus," said Black.
"Not at all, Padfoot, old friend," said Lupin, who was now rolling up his sleeves.
"And will you, in turn, forgive me for believing you were the spy?"
"Of course," said Black, and the ghost of a grin flitted across his gaunt face.
He, too, began rolling up his sleeves.
(마음은 이심전심, 동작이 착착 맞아떨어집니다. 과연 오랜 친구 사이답게 서로의 행동에 설명이 필요없군요.)
"Shall we kill him together?"
"Yes, I think so," said Lupin grimly.
(시리루 동인녀 중 혹자는 이 부분을 최고의 프로포즈라 부르기도 하지요~
청춘과 우정을 공유했던 친우을 위한, 친우에 의한, 친우였던 자에 대한 복수에의 제안. )

피터에게 최종선고(?)를 내릴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선적인 시리우스는 고함을 치며 격정에 못 이겨 몸을 떨지만, 리무스는 어디까지나 조용하고 침착한 어조입니다. - 말의 내용을 잘 보면 서릿발이지만!- "THEN YOU SHOULD HAVE DIED!" roared Black. "DIED RATHER THAN BETRAY YOUR FRIENDS, AS WE WOULD HAVE DONE FOR YOU!" Black and Lupin stood shoulder to shoulder, wands raised. "You should have realised," said Lupin quietly. "If Voldemort didn't kill you, we would. Goodbye, Peter."

자신이 늑대인간으로 변해버리는 바람에 또다시 일이 다 뒤틀려 버렸다는 것을 알고 낙심해 있었을 루핀 교수님을 새벽같이 숲에서 찾아내 다독거려 준 건 분명 덤블도어 교수님이겠지요? 리무스가 침울해하는 대신 미소지으며 짐을 부지런히 꾸리는 것 역시, 시리우스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야말로 가능한 일! (해리가 루핀 교수를 보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떠나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은 것 역시 이 설을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근거입니다. ^^; 또한 시리우스가 해리에게 호그스미드 방문허가서를 동봉한 것 역시, 리무스의 입김이 작용했다고밖에...!)

해리에게, 언젠가 꼭 다시 만날 날이 오리라 믿는다며 살짝 미소짓고 호그와트를 떠난 Remus.J.Lupin. 불의 잔 시리즈 끝에서 덤블도어의 짝지어주기 공식커플링선언(?=_=;a)으로 인해, 5권에서야말로 다시 볼 수 있으리라 기대에 부풀어 있는 현재입니다. 부디, 해리를 중심으로 소용돌이칠 모든 고난을 견디고 살아남아, 시리우스와 리무스가 안식을 찾고 행복해지길 바라며...!

(그리고 5권에서 기대는 처절하게 배신당했... ㅠ ㅠ 엉엉엉엉엉; 이래서 세상엔 동인지가 필요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