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Black Tea)와 잡담.

커피, 홍차, 허브티, 루이보스티, 녹차(말차)를 가리지 않고 티타임을 즐기는 쮸에요.
(즐기는 대상은 늘어났되 변함없는 점이라면 여전히 Whole Milk와 섞어마시는 선호도 ^^;)
오늘은 달링에게 보낼 거 정리하는 김에 루피시아 올해 크리스마스 라인업 백업 포스팅.
귀여운 한정 아이템과 다양한 가향차에 도저히 무시할 수 없이 지름신을 부르게 되는
루피시아는 팬시스러움과 고만고만한 무난함에서 정말 일본다운 브랜드다 싶어요.

  LUPICIA 08 Petit Tin 3 Set A
CACHE-CACHE Tea 20g with Tin, CAROL Tea 20g with Tin, and TEA BREAK Tea 20g with Tin.

  LUPICIA 08 Petit Tin 3 Set B
WHITE CHRISTMAS Tea 20g with Tin, CHAMPAGNE ROSE Tea 20g with Tin, and POMMIER Tea 20g with Tin.

 LUPICIA 08 Petit Tin 3 Set C
JINGLE BELLS Tea 20g with Tin, DECAF CAROL Tea 20g with Tin, and TARTE AU POIRE Tea 20g with Tin.

 LUPICIA TEA HONEY CAROL 2.64oz(75g) Glass Jar 

 LUPICIA TEA HONEY POMMIER  2.64oz(75g) Glass Jar

저 중에서 지금 한국 루피시아에 입점되어 있는 건 캐롤이랑 징글벨, 캐롤 티허니 정도인 것 같은데... 종류의 빈약함과 쁘띠틴의 부재까진 병신 정부의 미친 환율 때문에 그렇다 쳐도
티허니 27,500원은 정말 충격적인 가격...;;; (보호 관세 때문이겠지만... 절레절레;)

Mariage Frères Wedding Imperial Tea Bags
요새 열애 중인 내 인생 최고의 밀크티... *-_-*
이거 사러 Dean & DeLuca 소호 본점까지 가야 했지만 한국보다야 구하기 쉽다는.
간 김에 둘러보다 TWG Tea Company Silver Moon Tea (Limited Edition) 의 자태와 향기에 반해서
그것도 같이 데려왔는데... 인터넷엔 사진이 없고 직접 찍긴 귀찮고... ^^;

이 동네에서 어떻게든 좋은 점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 (비싼 물가, 빈대 나오는 집과 룸메이트 때문에 골치썩던 집 다음엔 쥐가 한여름 새벽 세 시에 커텐 위에서 떨어져 나타나는 집이니, 반대급부로 좋은 점이 뭔가 잔뜩 있어야 할 것 같다능... 그렇지 않겠냐능......)

전공 관련 공부나 경험 외엔 풍부한 공연, 다양한 음반과 책들, 차 문화,
그 다음엔 베이킹과 퀼트 물품, 관련 서적들... 뭐 그런 쪽으로 흥미가 쏠리는 걸 보면;
천상 컬렉터 기질인가 싶기도 하고... 나의 인생은... 설마 지름의 인생?
(이, 이건 좀 아닌데... T_T;)

스스로의 인생을 짚어 되살려 보기에 제일 좋은 게 내 경우에는 책장 흝어보기일 것 같다.
살아오던 어느 시기에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집중적으로 정보를 모았으며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는지 이런저런 기억이 쫘악 떠오르면서
연관된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치기 때문.
별 거 없는 조용한 인생이지만 나름대로 할 줄 아는 것은 늘고,
접하고 관심가지는 것도 넓어지고 조금씩 깊이를 더해간다.
그런데... 뭐랄까. 정말 끝이 없는 허들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무엇엔가 관심을 가진다. 좀 더 깊이,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사물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공부할 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궁무진하지 않은가.
일례로, 똑같은 영화 하나를 놓고도 어떤 사람은 감독의 접근 방식과 편집에, 어떤 사람은 촬영 카메라 워크나 조명, 특수효과에, 어떤 사람은 음악에, 어떤 사람은 그 영화에 나타난 문화(사회적 이데올로기-여성의 위치, 반영된 계급 신분 구조 등-, 역사적 복식, 요리 등)에
초점을 맞추는 등등... 파고들 거리는 많고도 많다.
인생도 그렇다. 큰일인 것 같았던 게 지나가면 또다른 큰일이 나타나고, 뭔가 해놓았나 싶으면 어 그건 사실 별 거 아니었어 하고 또다른 미션이 나타난다. 뭔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과 행복도는 또 별개의 것처럼 계속 느껴지고 있는데, 뭐가 문제일까... 외로움인가?
나는 도시 여자, 캐리어 우먼, 이런 거 다 필요없고 어디 조용하고 공기 좋고 물 맑은 데서 작은 개와 고양이, 새들이랑, 믿고 기댈 파트너랑, 발그레한 뺨의 꼬맹이들이랑 맛있는 거 이쁜거 좋은 걸로 주변을 채우고 안전하게 살고 싶은데... 작금의 현실은 좀 거리가 멀지 뭔가.
왜 사냐건 웃지요. /ㅅ/ 뭔가 열심히 살고... 사는데... 대체 무엇에 열심히 살아야 하는 걸까.

원래 글 쓰기 시작했을 때엔 홍차와 베이킹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다른 얘기가 나왔네.

베이킹, 요즈음의 관심사는 천연효모빵과 유러피안 스타일의 제과제빵.
(르 꼬르동 블루 외의 프랑스의 다른 학교들에서도 훌륭한 책이 잔뜩이던데, 한국에는 알려지지조차 않은 희귀서적들... 알려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아마 가격 때문이겠지만;;;
일본 책도 몇 개 봐두긴 했는데 환율 때문에 엄두도 못 내고 있음.)
그간 레시피북 하나 없이 네이버 스크랩으로만 지내왔는데,
아무래도 제대로 된 책이 필요하다 싶어져
(체계적이고 전반적인 이해 + 신뢰할 수 있는 레시피)
며칠에 걸려 리스트를 추려 서점에 가서 다섯 시간 동안 요리 코너에서 실제 책들을 체크.
사진 한 장 없이 레시피만 잔뜩 있는 책은 웬만해선 패스,
전형적인 미국 베이킹스러운 완성 사진들이 있는 책도 패스,
(보기만 해도 느끼하고 달기만 한 이 동네 입맛이 팍팍 느껴지는;)
메주같이 빚은 솜씨, 용서할 수 없는 부실한 편집의 책도 패스,
아마존에서 절찬리 호평이었던 책들도 직접 보고 체크하니 꽤 추려졌다.
언제 한 번 추천 도서 리스트를 올려야지... ^^;
(그나저나... 불어도 좀 읽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드는......
역시 공부에 끝은 없는 거야... ㅠㅠ;)

키친에이드, 노르딕, 윌튼 등등의 베이킹 도구 회사들이 포진한 덕분에
나름대로 웬만한 건 본격적으로 구할 수 있는 미국.
덕분에(...) 한때 소박하게 수저 한 벌만 갖추고 살던 나에게도 이런저런 지름신이 잔뜩...
오던 지름신이 고무신 꺾고 달아나게 만드는 경우라면 다음의 경우 정도?

*어이없게 비싸다: 스텐레스 무스링, 미니 무스링.
*아예 없다: 카스테라 나무틀, 미니 카스테라틀, 식빵1/2틀(정사각형 미니 팽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