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bridge & Oxford

앙증맞은 과자들.

벼룩시장에서 본 깜찍한 모아이들.

애교있는 모습들, 그냥 콱 집으로 데려다 놓고 싶더군요 ^^;

Puntting in Cambridge

탔을 때의 느낌이 되살아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캠브리지 동네 한바퀴... 는 아니고, 그냥 보트를 타고서 좁은 강을 스르륵 돌고 오는 코스였는데요, 한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몸이 편해서 더욱 좋게 느낀 듯 ^^;) 강가의 수양버들이 지나가는 이들을 부드럽게 감싸안아 준다는 느낌.

수학자의 다리. 못을 쓰지 않고 치밀한 계산 하에 만들어진 다리라서 유명하다던가요. 펀팅하지 않고 걸어서 보기엔 좀 힘들다고 하더군요. (사진이라면 확실히 보트 타고서 찍는 편이 잘 나올 것 같긴 합니다.)

유명하다는 대학 건물들을 유유히 지나쳐 가는 느긋한 페이스에 감화되어, 잠시 한가로운 여유를 즐겼지요.

다시 시내로. 화초를 정성껏 가꾼다는 느낌이 좋아서 찰칵.

뭔가 오래된 유서가 있는 건물 같았는데... 단지 둥근 지붕이 마음에 들어서 찍었습니다.

옥스포드 유스호스텔에서. 해리 포터 영화에 사용된 험프리 공작의 도서실이랍니다.

세탁실 옆엔 무려 호빗 게임룸이 있었다구요! 정말 좋은 유스호스텔이죠.

게임은 할 줄 모르지만, 오오오... 역시 톨킨을 낳은 나라... *.* 하면서 기뻐했습니다.

옥스포드의 지도들. (어디선가 판다면 기념품으로 갖고 싶었는데... 꽤 즐거이 봤습니다.)

유니크한 건물들이 사랑스럽습니다.

디즈니 샵. 이후로도 유럽 각지에서 조금씩 다른 디스플레이로 계속 만날 수 있었습니다.

St.Christ Church 가는 길목에서. (교회는 뒤의 빼죽이 건물입니다)

소담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교회 앞 가로수길의 벤치에서 바라본 한가로운 풍경.

원래 옥스퍼드를 돌아본 후의 일정은... 이것저것 잔뜩 있었어요.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다는 Stratford Upon Avon
(브로셔 보고 묵을 곳도 정해놓았었음; 로라 애슐리의 꽃무늬가 방안 가득한 럭셔리한 곳으로;;)
Cotswolds (레이디 빅토리안에서 작가의 얘기 읽고 가 보고 싶어진 곳)
Bath, Stonehenge (목욕탕의 원조지, 스톤헨지는 뭐...)
Cardiff (웨일즈 지방도 가보고 싶었음)
Stoke-On-Trent (도자기 마을에서 이것저것 구경하기)
Nottinghamshire (로빈훗의 고장~)

그런데... 이 빌어먹을 영국 철도가! 하필이면 이 때 파업을 하지 않았겠습니까...;; 캠브리지에서 런던으로 돌아와 옥스포드로 갈 때에도, 원래 안내되어 있던 역에선 운행 안하니 또다른 머나먼 역으로 가서 타라고 해서 삽질을 거듭하며 갔는데... 급기야 옥스포드에선 아예 나가는 기차 시간표가 엉망진창으로 끊겨 버렸지 뭐예요.
덕분에 엄청나게 시끄러운 역에서, 주변의 모든 정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간간히 다시 물어보려 뛰어다니며, 몇 시간 동안이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기차를 기다렸지요 ^^; (그러다가 드디어 나타난 게, Stoke-On-Trent 와 Oxenholm을 거쳐 스코틀랜드로 가는 기차였습니다. 아아 끔찍했어요. 안 그래도 런던에서부터 춥게 자고 돌아다녀서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확실하게 도져버려서, 이 날 밤은 끙끙 소리내어 앓으면서 잤다고 합니다;;) 아무튼 겨우 타서 간신히 앉아 한숨 돌리고... 칙칙폭폭~ Stoke-On-Trent 에 도착해 보니, 뭔가 무너져 가는 벽돌의 역이 심히 구리구리해 보여서... (적어도 일반적인 관광지는 아닌 듯 했습니다;;) 지친 심신을 곧바로 호수 지방으로 옮기기로 하고 또 계속 가서 옥센홀름 역에서 내렸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호수선으로 갈아타야 해요) 내려보니 이 연결 차편이... 또다시 몇 시간 후인가에 온다고 하는데... (도착하면 오후 9시가 넘겠더군요.) 그 동안 또 역에서 찬바람을 쐬며 기다려야 할 테고, 도착해선 그 밤중에 어디 가서 숙소를 구하나... 싶어져 정말 기운 빠지고 갖은 회의가 들 참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 하늘이 내려주신 은발의 천사님이 계셨으니...

역무원에게 달려가 사정을 확인하고 낙심해서 돌아서는데, 어떤 사람 좋아보이는 노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갑자기 저에게 말을 걸더군요. [나는 이 근처에 사는데, 기차 시간이 이 모양이라 택시를 타려고 한다. 어차피 혼자인데, 네가 그 방면으로 갈 거라면 태워줄 테니, 기다리지 말고 같이 가지 않겠니? 요금은 내가 낼 테니 걱정하지 말고.] ... 이게 웬 구세주이십니까 ㅠ_ㅠ 저, 어머니랑 같이 와서 저기서 기다리고 있는데, 둘이 같이 가도 될까요? 했더니 물론이고말고 ^^ 하면서 생긋. 하느님 감사합니다 ㅠ_ㅠ 그리하여 셋이서 같이 호수지방으로 부우웅~ (택시기사 아저씨도 아주 친절하게 짐을 실어주었고, 숙소를 예약하지 않고 그냥 온 거라니까 관광안내소는 이 시간이면 이미 문을 닫았을 거라면서 운전기사 아저씨와 잠시 얘기를 나누더니, B&B가 많은 곳에 내려주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걸로 괜찮겠니? 하고 다시 물어보고 평화로운 주택가에서 내려주었습니다. 감사감사감사감사감사. 짧은 어휘력과 바디 랭귀지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선물로 뿌리려고 가져갔던 작은 민속공예품을 드리고서 다시 꼬오옥. 아무 사심 없이 먼저 내밀어 와준 도움의 손길 덕분에, 따뜻한 오후, 편안한 저녁이 되었지요.
그 때의 할머님, 부디 오래오래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감사했답니다.
저도 베풀어주신 따뜻함을 할머님 나이가 되도록 나누며 살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호수지방에의 발걸음은,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
어떻게 보냈는지는 다음 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