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tland : Edinburgh & Glasgow

에딘버러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거리에서. (쌀쌀한 공기가 느껴지려나요?)

자유로운 정신과 풍성한 문화, 에딘버러 페스티벌, 멘델스존의 스코틀랜드 환상곡 등등.
스코틀랜드에 대해서는 좋은 이미지뿐이어서, 떠나기 전부터 꽤 기대했었답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정작 스코틀랜드 현지에서 좋았던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회성 삽질 경험입니다만, 스코틀랜드에 낭만을 가지고 싶다면 읽지 마세요.)
[#M_ 그래도 읽겠다니 집요하시군요...! 사진도 없고, 정말 추천하지 않으니 후회는 금물! | less.. |
반드시! 여행 계획이 세워지자마자 숙소부터 예약하시길★ 에딘버러에서의 추적추적 차가운 비를 맞으면서 숙소 찾아 삼만리 여정은 정말 힘겨웠습니다; 주말에 도착해서였는지 브로셔에 있는 거의 모든 곳을 찾아갔는데도 FULL, FULL, FULL의 행진. 막판엔 무조건 들러붙어 그럼 다른 곳을 소개해 달라고 해서, 안 되는 영어로 물어물어 꼬불꼬불 찾아가 간신히 구하기는 했습니다만... 숙소 잡기가 힘들기로 악명 높은 건 축제 때뿐만이 아니더군요; 다행히 숙소 사람은 무척이나 친절했습니다만... -빙긋빙긋 친절 베스트! 그의 이름은 Alan.- 시설은 뭐... 침대와 샤워가 가능하다, 그 밖엔 기대도 말아야 한다고나; 히터는 일부러 부탁해서 틀었건만 고양이 콧김만도 못했고, 밖은 새벽에조차 시끄러웠습니다. 감기는 물론 다시 도져 있었죠; (피곤한 데다 찬비 맞고 돌아다녔으니 멀쩡할 리가;;) 그리고, 스코틀랜드에 갈 때에는 꼭 두꺼운 옷을... (4월 말인데도 너무 추워서 있는 대로 껴입고 덜덜 떨다, 견디지 못해 겨울 외투를 사 입어야 했어요; 아 물론 목도리는 런던에서부터 둘렀지요;; 에취!)

웨이벌리 역이던가... 이름도 기억이 희미해졌는데, 에딘버러에 도착해서 나오면서부터 인상이 안 좋았습니다; 고약한 기름 냄새와 지저분하고 혼잡한 역내.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는 바람에 나가는 데만도 한참 걸렸고... 역 건물 밖으로 나가서도 주차장을 지나 꽤 걸어야 했고... 아이구 왜 이리 가파른 경사길이 많답니까. 뭐 좋아요, 이제 생전 처음 보는 곳에서 대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감도 안 잡히니, 우선 행인들에게 길을 물어보기로 했죠. ... 저 쪽으로 가봐요, 잘 모르겠는데 이리 가보지 그래요? 하는 대답을 몇 차례 들으며, 안내책자 주소를 보여줘도 이러니 어쩌나... 긁적이며 좀 헤맸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압권은, 대뜸 환히 웃으면서 높다란 계단을 가리키며 저리 올라가라고 했던 사람. (배낭에다 캐리어까지 끌고서 올라가다간 비 오는데 데굴데굴 굴러떨어지기 딱 좋아보이는, 가파르고도 길고긴 계단이었음) 난색을 표하며 다시 확인해도 저리로 가라고 막무가내... 결국 다른 길을 찾아 걷다 보니... 경사로긴 해도 다른 편한 길이 있었습니다... (다행스러우면서도 뷁;) 아 그렇지, 에딘버러에서 또 힘들었던 점이; 대부분의 길이 경사로 아니면 계단 오르락 내리락이었던 데다가 익숙치 않은 굵은 벽돌길... (오래 걷기 안 좋더군요. 게다가 좁은 골목들은 대낮인데도 범죄의 배경 같은 으시시함이;;) 거리를 찍으려 봐도 어째 이리 건물들이 시커멓게 때가 타 있는지... 공사하는 곳들도 많았고... 백화점이고 어디고, 꾸불꾸불하게 만들어 사람을 걷게 만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가이드 책자에 나온 관광 명소를 몇 군데 돌긴 했는데... 정말 아무런 감흥도 못 받았기 때문에 올리지 않습니다.
(미안, 스코틀랜드. 하지만 에딘버러 축제에는 여전히 낭만을 걸고 있어요;)

에딘버러가 생각보다 지나치게 실망스러워서 다시 남부로 내려가려 했더니만, 기차가 제대로 운행을 안해서 또 속을 썩이더군요. (박박 찢어버려도 시원치 않을 종이 쪼가리, 그 이름은 브리티쉬 레일 패스... 영국의 철도에는 불만이 아주 많아지지 않을 수 없었죠;) 그래서 그냥 글래스고우로 가 봤더니... 이 동네엔 볼 거리가 더욱더 없었습니다...(풍기문란한 사람들은 좀 많이 보였나;) 게다가 여기서조차 처음 몇군데에서 FULL이라며 내쳐졌습니다. 오 이제 스코틀랜드가 싫어질 것 같아... 하면서 걷고 있는데, 백팩커로 보이는 젊은 남녀들이 저만치 보입니다. 다가가서 말을 걸었더니 그 중 한 명이 자기도 숙소를 아직 못 구했다며 싱긋 웃더군요. 미국 총각이었습니다. 동지를 얻어 갑자기 든든해지는 마음으로 새로운 숙소를 찾아들어가...(영국 아르누보 예술가가 실내장식한 매킨토시 호텔;) 가격을 협상해서 최저로 깎아내어 겨우 짐을 풀고 눌러붙었습니다. 한숨 돌리고 있는데 노크를 해서 나가보니 아까의 청년. 괜찮다면 셋이 나가서 식사를 같이 하자더군요. 이 미국 총각(미안해요 이젠 이름도 잊어버렸어요;)은 스물 둘이던가... 젊었는데, 얘기하고 접해볼수록 아주 품행방정하고 신사적이었습니다; 콜로라도 출신인데 영국과 아일랜드를 거쳐 독일의 할아버지 댁으로 간다더군요. 말이 통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풍부하게 나눌 수 있는 상대였는데, 딱 한 가지 문제라면 제 영어실력이 형편없다는 점뿐이었죠 -_-; (예의바르게도 저에게 영어 잘한다고 말해줬습니다만... 음화화화 =_-;) 아무튼 이 청년이 떠날 때까지 꽤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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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스코틀랜드! 하면 스카치 위스키와 티탄이 떠오르시나요?

아침의 거리에 울려퍼지는 백파이프 소리를 따라가니 킬트를 입은 거리의 연주자가~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일본인 여성이, "사진 찍으면 돈 달라고 하니까 주의하세요~" 빠른 일본어로 얘기해 주고 지나가더군요. 얼떨결에 대꾸하고 잠시 후에, 왜 나한테 당연한 듯 일본어로 말을 건 걸까 생각했습니다만... 알 수 없; 묘하게 이후로도 유럽 곳곳에서 일본 사람들과 마주치고 얘길 나누게 되는 일이 많았어요. 독일에서도, 스위스에서도, 체코에서도... 뭐어 말이 통해서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만; (어째서인지 한국 사람들끼리는 말이 통하는데도 좋은 점을 못 느꼈... =_=; 오히려 이용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대상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입들은 왜 그리 험한지;; 아무도 못 알아듣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을 마구 하는 모습은... 아햏햏;)

거리에서. (계단과 경사로가 참 버겁게도 많은 동네였습니다...)

Museum of Childhood라는 곳은,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 박물관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데라는데요... 들어가 보니 저로선 별 공감이나 감흥을 느끼기 어려운 곳이었네요... (뭐 파리의 인형, 악기 박물관이나 독일의 크리스마스 박물관에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습니다만... 낡고 먼지냄새 나고, 뭔가 로망은커녕 으시시하기까지 한...;; 당대에 어떤 사연이 있었던 물건들인지 모르겠지만, 같이 공감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초라하고 퇴색된 느낌이 앞섭니다... 퀘퀘한 냄새들도 싫었어요;)

퀼트 재료 구경하러 갔던 백화점에서 본 액자 안의 십자수.
(예쁘지요~ 저런 거라면 십자수 놓아보고 싶더군요; 그러나 도안을 안 팔아서 좌절;)

뒷골목을 걷다 발견한 근사한 낙서! (아주 밑부분에 그려져 있어서 흙이 좀 튀어있;)

글래스고우에서 공항으로 가는 기차역에서.
자동차를 플랫홈 바로 옆까지 대놓을 수 있게 해놓은 점이 무척 편리해 보였습니다.

이제 드디어 유럽 대륙으로~ 영국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이 때의 제 경우엔 라이언 에어로 Glasgow의 Prestwick 공항에서 Beausvais 공항으로 도버 해협을 건넜습니다. (작은 비행기는... 어째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불안하더군요;;;) 프랑스와의 시차는 한시간. 나쁘지는 않았는데, 공항에서의 대기시간이라든가 공항에서 또 시내로 들어가는 시간이라든가 꼽아보면 그렇게 산뜻하지도 않더군요;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임에 감사를. 혼자서 준비하고 알아보는 데에 무척 유용했습니다.
(어디서든 그런 법이긴 합니다만 특히나 한국에서는 모르는 게 죄라는 걸 참 많이 느낍니다... 그저 모르면 봉이니 속이고 벗겨먹어도 된다, 일도 대충대충 적당히 해치워도 칼자루는 아는 놈 손에 있으니 괜찮다? 이런 거 절대 용납하고 싶지 않은데, 그러면 내 손으로 직접 하는 수밖에 없죠. 뭐... 그런 거예요. 계속 배워야 해요.)

Ryan Air http://www.ryanair.com/
Glasgow Prestwick Airport http://www.gpia.co.uk/AirportInfo/index.asp
Paris Beauvais Airport (Aéroport de Paris Beauvais Tillé) http://www.aeroportbeauvais.com/

여기까지는 옛날 홈피에 올렸던 사진이구요(조금 추가), 이제부터는 파리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