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모듬잡담세트.

요즈음은 보통 수면시간을 四當五落(...)의 4시간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사실 제 생체리듬이 요구하는 건 8~10시간인데 말이지요 푸푸; ~.~
드디어 주말에는 푹 잘 수 있다!는 편안한 기쁨~에 지배되는 금요일 밤이야요~ ^^; 재잘재잘.

오늘은 어쩐지 손가락 관절이 아파 잠에서 깼습니다.
(피아노를 아무리 쳐도 이렇게 쑤시지는 않았는데... 마우스 노가다는 몸에 나쁩니다아. ㅠ ㅠ;)
으... 뭔가 아픈데... 설마 비라도 오나... 했더니 정말로 바깥에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OTL;
(겨울이 가까와질 모양이지... 했더니만 점심시간이 될 무렵엔 이미 눈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맞아보지도, 쌓이지도 않은 눈은 무효! ;ㅁ;)

Pat Matheny의 내한공연(4월 말)과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앵콜내한공연(5월 말)을 친구들과 함께 예매.
삶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것은 동지들! 역시 여자 친구들이 좋아요~♡ >_<
작년부터 올해 6월까지는 한달에 많으면 몇개씩 공연을 보러 다니곤 했는데...
지불하면서 기대했던 만큼 흡족스러웠던 공연이 그리 많지 않아서, 하반기엔 딱 끊었더랬습니다.
(그래도 Secret Garden과 Sarah Brightman의 공연은 살아있다는 걸 기쁘게 만들어 주었지요~)
어디 내년에는 또 기대해 볼까요~ (으음; 내년에야말로 저축해 뒀다 크게 한 건 저질러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 얼음집에는 블로그 내용을 책으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가 있는 모양입니다.
웹사이트를 모니터 화면으로 보는 것과 책으로 묶여져 나온 건 아무래도 느껴지는 맛이 다르겠죠.
(통신연재소설의 출판본을 보면서 위화감을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르려나요?;)
음... 자신의 블로그를 책으로 백업한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식으로 말할까요? (으헉, 아니지!;;;)
시간과 품이 안 드는 건 아닙니다만, 되도록 휘리릭 가볍게~ 를 모토로 쓰고 있으니까요.
(아니 뭐, 무게잡고 써봤자 정작 알맹이가 얕으면 더 우스운 모양이 되지 않겠냐구요. =_=;
쓸데없이 똑똑한 척 고상한 척 보이지 않으려고 어조도 팔랑팔랑~웃, 원래 가벼운 것 같은데...? ㅠ ㅠ;)

애초에 책으로서의 결과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것과, 가벼운 신변잡기와 생각의 메모로 블로깅을 하는 것과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나중에 봤을 때 아흐 싹 지워버려야지 -_-;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좀 드네요. (홈페이지 처음 만든 건 2000년이었지만, 오래오래 컨텐츠로 남길 게 없더라구요; 일기를 쓰고 나서 나중에 찢어버리는 타입이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남의 것은 남의 것이고, 일기는 일기일 뿐이고, 정보는 지나가면 끝이고... 아우 뭔가 좀 더 괜찮은, 남길 만한 걸 올려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_=;)

뭐 일단은 또 신변잡기로... 오늘도 감초처럼(...) 끼워넣는 母 News~ (으음, 마마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전에 무료로 가야금을 가르쳐 주는 데가 있다고 하시길래, 꺄아악~ 당장 배우시라고 펄쩍거렸었죠.
(어머니는 아무 생각도 없으셨던지 "네가 가야금에 관심이 있는 줄은 또 처음 알았어;"라며 갸우뚱;
아니 뭐 국악과 교수한테 찾아갔다가 하늘 높은 콧대에 데기 전까진 나름대로 국악에도 관심이 있었다구요...;;)
아무튼 다녀오시자마자 전화로 의기양양하게~ 고무줄 튕기는 소리 같은(;) 가야금 소리를 뽐내셨습니다...;;

"야... 근데 콩나물이..."
"...... 콩나물...;; 이 왜요? ^^;"
"아 글쎄, 콩나물 대가리가 나를 괴롭혀~ ㅠㅁㅠ 연습하라고 악보를 나눠줬는데, 박자를 하나두 모르겠잖냐~
무슨 꼬랑지랑 작대기가 잔뜩 있는데..."
"(꺄하하하핫! 실컷 웃음을 터뜨리고;) 자자, 맨 앞에 보면 분수같은 숫자가 있지요? 뭐라고 적혀있어요?"
"8이 밑에 있구 9가 위야. 아이 참~ 이게 아리랑인데, 악보만 보면 뭐가 뭔지 헷갈려서.
음은 내가 다 아는데... 선생이 나보구 음을 참 기똥차게 잘 본다고 칭찬했다구~"
... 이후 전화로 킬킬거려 가며 9/8박자와 3-3-3 을 설명... ^^; 작대기! 꼬리~! 뭉쳐봐요 셋셋셋~ 들썩들썩~

그리고, 그 다음 주의 수업을 다녀오셔서는 다시 득달같이 전화.
"얘, 오늘은 내가 창을 또 근~사하게 뽑지 않았겠니~" 하시며 기쁜 듯이 자랑.
(국악 강좌에는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많으셔서 어머니가 젊은 축이라며 신나하셨지요;)
뭐어, 그런 모습들이 기뻤기에 메모. (용돈만 넉넉하게 드릴 수 있으면 더 신바람날 텐데요 음하하;)

조던 루디스의 피아노에 귀가 번쩍 뜨여서, 자신을 다시 좀 단련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잘 치는 건 아닌데 -_-)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생각해 보면 제가 좋아하는 Chopin, Rachmaninov, Ravel, Debussy, Brahms, Beethoven~
모두모두 뛰어난 피아니스트기도 하지요. (물론 스티브 바라캇도 좋아욥)
떠오르는 근사한 악상을 제대로 옮겨낼 수 있는 표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야말로 나올 수 있었던 작품들.

"세상이란 이상하고 낯선 곳이지만 자신의 마음을 잘 따라가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한다면 누구나 큰 것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전진합시다!"
"Keep Moving On and Feel Your Inspiration" - Jordan Rudess -
(출처는 http://jordanrudess.x-y.net/Inter/7trans.htm )

내멋대로 콩 튀는 생각. 네우마 기보법으로 쓰여진 그레고리안 성가는 오직 수평적 선율에 중점을 두었더랬고, 그 다음으로 발전한 것이 화성, 이론이 정립될 만큼 된 이후에는 미묘한 화음으로 곡에 색채감을 불어넣는 인상주의를 지나 무조주의로, 그리고 지금은 상업 음악에서의 리듬과 톤 자체의 음조 변형이 시대적인 대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19세기 무렵부터인가 민속적인 리듬을 지닌 여러 소수 문화가 서서히 주류와 섞이고, 그런 풍조가 현대 기술의 발전과 합쳐져 새로운 것을 낳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듯...

아마 앞으로 음악에 대한 개념 자체가 또 변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00년, 200년 전에 전성기를 누렸던 것 중 그 영광을 지금까지 잃지 않고 있는 게 얼마나 될까요. 100년 후에도 생명을 갖고 남아있을 음악은 어떤 걸까요. 불멸의 문화라는 게 과연 있기는 할까요. 있다면 그 본질은 무엇일까요? 고대의 음악을 원형 그대로 알고 듣는다는 건 현재 불가능합니다. 무용도 비슷한 형편이겠죠. 책을 비롯한 기록 매체들은 세월의 풍화 앞에 무력하게 부서지고, 언어와 문자는 잊혀져 사라집니다. 반영구적이라는 현재의 기록매체 역시, 전기라든가 작동기기라든가 특정한 기술을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 현대에서나 유효할 뿐이라고 생각해요. 한때는 하늘을 찌를 듯 웅장했을 건축물조차도 유적지의 흔적 정도로밖에 남지 않네요. 그나마 지진 같은 걸로 대지 자체가 무너져 버리면 뭘로 증명할까요. 음, 그렇게까지 되면 무엇을 왜 증명해야 하는지도 혼란스러워지는군요. 어허야 色卽是空 空卽是色.

옛날엔 이런 생각을 하면 왠지 허무한 애상감을 느끼면서 아득해졌는데, 이젠 사라지는 것들이 운명이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기분이... 각자의 순간순간들의 가치로 충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드는군요. 음... 제가 변한 거겠죠. (그래도 멸종한 동물들의 얘기에는 여전히 애상적인 감정이 꿈틀;) 오, 타임 리미트니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