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예기치 못한 일들이 종종 생기네요.

여행 출발 3일 전. 같이 여행가기로 한 친구가 외할아버님이 위독하셔서 못 갈지도 모른다는 폭탄 발언을 던져왔어요. 오~ 농담이라고 해 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하다가 이제 우얄꼬? 생각했는데, 너무 촉박해서 뭐 별다른 도리가 없더군요. 항공권 환불 페널티는 3만원 정도로 별 거 아닌데, 혼자 남겨지는 쪽이 문제. 이제 와서 다른 동행을 구하기도 뭣하고(뭣보다 항공권이 20만원 이상 비싸졌더라구요;) 호텔 취소하면 50% 패널티(지금은 80%겠고;). 새로운 숙소 알아보고 예약 잡기도 좀... 혼자여도 변경할 수 있는 건 해보고, 좀 더 부담되어도 어떻게든 해봐야지; 정도로 결론.
(어차피 여행 준비나 예약, 계획 짜는 건 제가 다 해서, 막막할 건 전혀 없었어요. 혼자서도 잘 살았는데 새삼 좀 혼자 다닌다고 해서 겁날 것도 없고. 다만... 재정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더 파탄나게 될 거라는 현실적인 문제점과, 둘이서 파닥파닥 꺄아거릴 걸로 기대했던 시간들이 다소 외로와질 거라는 정서적인 문제점 정도?)
대처할 마음의 준비는 했는데, 아무래도 좀 맥빠지긴 하죠.
(그래서 막판 구루메 정보 모으는 것도 내팽개치고 그냥 있었네요)

결국 그 분은 오늘 새벽에 돌아가셨다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평안히 잠드시길.)
출발 당일 새벽에 발인이라는데... 과연 괜찮을지 좀 염려됩니다.
(사실 친구도 저와 마찬가지로 여름 내내 야근을 견뎌가며 여행을 낙으로 삼아 지낸지라;
어떻게든 거사를 무사히 이룩하려 애쓰고 있는 듯 하지만요.)

자아, 여행은 즐거운 시간들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것.
변하는 상황들에 잘 대처할 것. 지나친 욕구 충족을 자제하고 주변을 배려할 것.

(아참, 포스팅은 되도록 매일 올리려고 하고 있는데,
태터는 글 공개와 비공개가 자유로와서 느긋하게 가고 있어요.
아무래도 벼락치기 타입인가 봐요... ㅠ ㅠ 자각한 게 처음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