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날.

오늘은 책의 날.(한국 달력에 그렇게 나와 있었다. 덤으로, 일본에서는 체육의 날이고 법정공휴일.)
그러니까 책에 대한 책들의 얘기라든가, 장서표 얘기라든가 해볼까? 생각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때마침 책 상자들이 도착해서...(한 상자는 경기도로 부쳤더니 이미 토요일에 도착해서 놀래켰음;) 저녁에 대형카트를 빌려다가 집까지 드륵드륵 날라다 털썩 내려놓고, - 잠시 다시 나가서 사람들과 저녁 먹고 - 귀가해서 샤워한 뒤 드디어 꺼내서 이리저리 쌓아놓고, 아무 생각 없이 무더기들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음. 기쁜가.
뭐, 기쁘지.
무거웠지.
좀 그랬지. 뭘 새삼스레.
그런데... 막상 풀어놓고 보면 또 얼마 안 되는 것 같단 말이지.
흘흘~ 산다는 게 그런 게지.
그나저나 이제 이것들을 잘 정리해야지.
그렇지. 책장 분류를 다시 해야겠지.
대변혁이겠군. 손이 좀 갈까?
뭐 구석구석 번쩍번쩍 잘해봐야지.
그런데... 이 녀석들 얘기를 어떻게 한꺼번에 다 하지?
글쎄, 무리지.
그런가.
그렇다니까. 밀린 것들도 있잖은가.
그러고 보니 아직 못 읽은 것들도 저기서 새하얗게 웃고 있지.
이게 다 외국어 서적이 쌓이면서부터의 일이지.
그래도 이왕 손에 들었으면 차근차근 씹어읽어야지.
뭐 그럼 하나씩.
그래 하나씩.
해보지.
하지.

(주의사항 : 음양의 도시에 나오는 텐구들의 주거니받거니 어조로 읽어야 함)

(추신 : 잠시 후, 깊어가는 새벽)
... 당장 침대 위에 있는 저 책 무더기를 치우지 못할까! 이 몸은 졸립다!!!
(한 며칠 휴가 내서 집에서 먹고 자고 읽고에 전념했음 좋겠고나...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