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에 대한 잡담.

... 고백하자면, 저는 뜨거운 홍차나 녹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애매하게 표현한 이유는 아직도 맛난 것 좀 마셔보겠다고 간혹 시도하고 있기 때문;) 원래 뜨거운 걸 부주의하게 먹었다간 당장 입안이 데어버리기도 하고(고양이혀라던가요?), 차를 맛있게 마신 기억보다는 어째 쓰다고 느낀 경험이 훨씬 많거든요 ㅠ ㅠ; (심지어는 쓰면서 시기까지 한 것도 있었던 듯한...;) 친구들과 함께 시내의 좋다는 찻집이나 누구네 집에 둘러모여서 마시더라도, 알콩달콩하고 느긋한 분위기가 좋은 거지 차를 진정으로 사모하며 마시는 우아한 경지까지는...;; (그래도 샐리양이나 캬아양네서 마시는 차들은 좋았어요 ^^*)

늘 그저 쓰지만 말아다오~ 이왕이면 좋은 향기도 풍겨주면 기쁘겠단다~ 하면서 호르륵. (그런 이유로 왠지 맛날 것 같은 이름의 과일차를 고릅니다... 그러나 가장 선호하는 건 로얄밀크티; 달콤하고 우유맛 나는 게 역시 취향인가;; 전통찻집에 가도 주문하는 건 모과차;) 이번엔 맛챠(말차. 녹색가루의 분말로 된 거요)가 먹고 싶어서 일부러 추천까지 받아 하나 사와봤었는데요(어마마마상납용) 맛은 괜찮은데, 문제는 가루가... 녹색 점으로 뭉쳐지기만 하고 잘 안 풀어지더군요... -_-;; (하지만 다도용 거품기는 거의 3천엔이었던지라; 어떻게 1,890엔이었던 차보다 더 비쌀 수가! -> 한 번 갖춰두면 오래오래 쓰니까란 말은 어디 한 번 먹어볼까~정도인 사람에겐 설득력이 떨어지죠;) 아아... 나도 거품이 가득한 새파란 녹차를 마시고 싶어요우... T_T
(일단 달걀거품기로 열심히 휘저어 마시긴 했는데... 있는 힘껏 휘젓고 나면 뭔가 탈력감이;)
역시 다도라는 문화는 그냥 생겨난 게 아니긴 한가 봅니다... ㅠ ㅠ

아무튼, 지금 새로이 관심갖고 있는 차는 스톡홀름블랜드(Soderblandning : 쇼데르블랜드).
자세한 설명은 여기에. http://www.teahouse.co.kr/bbshop/shop/view_item.php?class_id=78&item_id=570#
품질이 좋은 잎에 향기롭고, 달콤한 꽃과 과일을 매우 독특하게 블랜딩하여 만든 홍차로, 꽃과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차라는 데에 혹하고, 뒷맛이 쓰지 않다고 해서 더 끌리는 중.
(하지만 비싸다고 해서 과연 나를 울리지 않을 것인가...? 는 아직 의심스럽... 그나저나 사 먹으려 해도 당분간은 무리지만; 하긴 티포트도 없다아~ 노리타케 찻잔님이 미소짓고 계실 뿐~~~)

글 쓰다 이번에 새로 선물받은 Dilmah 꾸러미를 끌러서 라즈베리를 마셔봤는데... 아아아 ㅠ ㅠ 역시 쓰군요... 어헝.(못 견디고 맹물을 확 섞어버린다;) 이제껏 마셔본 것 중에선 전에 친구가 영국 다녀오면서 선물해 준 이름모를 홍차가 가장 좋았던 듯... (붉다 못해 검게 우려지는 걸 황홀하게 바라보다 밀크티로 만들어 해치우곤 했;)
앞으로도 좀 더 다도득햏의 길을 탐험해 볼 예정이니, 맛난 게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

<참고로> 제가 좋아하는 건 차가운 과일 스무디! 재료를 아끼지 않은 시원한 생과일쥬스! 잘 익은 타피오카가 가득한 버블티! 뜨거운 거라면 거품나는 우유가 잔뜩 섞인 향긋한 커피예요~ (그러나 회사 다니면서 위장이 무척 나빠진 후로 보통 인스턴트 커피 마시면 꼭 배탈이 나더군요;; 모 사모님 말씀으로는 비싼 커피 먹으면 안 그렇다는데... ^^; 먼산.... 커피 향기는 좋아하지만... ㅠ ㅠ 뭐 본의 아니게 오늘도 둥굴레차로 검소한 티타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