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BOLOS Gackt Live Tour 2006 in KOREA ~哀婉の詩～

"인간은... 신과 악마 사이에서... 떠돌고 있다"
이런 오프닝 자막에 뒤이어, 뭔가의 게임 오프닝 마냥 칼싸움하는(...) 영상이 나오고
(일본 공연에서는 영상 중간에 각트가 직접 말을 타고 나와 도쿄돔 한 바퀴 돌았다 함;)
강렬한 비트의 음악과 화려한 조명, 군무 댄스가 펼쳐지는 무대.

첫인상은 "와... 이것이 바로 왕자병!!! ^^;;"
(나쁜 의미는 아닌데... 그 '팟-하고 뿜어져 나오던 오라'를 한 마디로 나타낼 다른 표현이 생각 안 남;)

1. Dybbuk
2. White Eyes
3. Dispar
4. Metamorphoze ～メタモルフォㅡゼ～
5. Redemption
6. Ash
7. Misty -각트의 솔로 피아노 연주~ 중간에 유상이 바이올린 켬-
8. Lust for blood (관이 공중에서 둥실거리며 나타나더니 각트가 노래하며 기어나옴;)
9. Noesis
10. Farewell
11. Future

-다시 영상 화면 (잠시 앉아서 쉴 수 있어 기뻐함;)
각트와 멤버들이 칼에 퍼버벅 찔려 피 토하는, 지나치리만큼 잔인한 영상이 나오더니, 순식간에 대반전(꿈에서 와아악~ 하며 깨어나는 각트;) -> 아방한 표정으로 거울을 보는데 방금 전의 멤버들이 비장한 표정으로 등장, '우린 항상 네 곁에 있어...' 어쩌고 하다가 마지막 다섯 번째 거울에서 다시 코믹개그대반전 -> 또다시 꿈에서 깸. 이번엔 여장한 멤버들이 거울 속에서 등장;;; (아... 나... 각트가 왜 각트인지 알 것 같아... 이 센스... ㅠ ㅠ;) 유후~♡ 미소짓는 멤버들 -> 또다시 꿈에서 깨는 각트. 이번엔 누이구루미 고양이 옷을 입고 냐옹거림;;; -> 또다시 꿈에서 깼음;; 이번에야말로 현실인가. 멤버들과 무대 대기실 안. 무대를 향해 빛 속으로 멋진 척 걸어나가고... (걸어나간 뒤의 배경은 환상 속의 돌벽으로 바뀜.) 다시 공연 시작 ^^

12. Black Stone
13. Mirror

노래 끝나자마자 각트가 기절했다고 함. (몰랐음;; 뉴스 보고 알았음;)
좀 쉬었다가 다시 등장, 물 뿌리고 물병 던지고 한국어 멘트.
(팔다리가 쭉쭉빵빵 길어서인지 휙 던지니 멀리멀리 가더라; 무려 S석까지 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한국어 잘한다는 말에 너무 기대를 했던가, 나로선 멘트 쪽에는 아무 감흥도 못 느꼈음;
관객들을 마냥 "어린 팬"으로 대하는 듯한 느낌. 좀 더 성의를 느끼고 싶었음. (후... 느끼해서 닭살만;)
"한국... 정말 춥다 ^^;;" 라는 한숨반 미소반의 진담어린 멘트에는 꺄하하핫;
(댁이 체감온도 영하 16도라던 바람부는 12월의 서울에 와봤어야 하는데; 요샌 엄청 뜨뜻한 거여염.)

14. U+K
멘트하다가 같이 부르자며 반주 없이 시작. 팬들이 따라부르는 걸 잠시 흐뭇하게 듣다가 반주와 함께 노래.
누이구루미 인형옷을 입은 댄서들 등장.
15. Storm
16. Road
한국어 스페셜 버전.
"내가 없어지더라도 바람이 되어 너를 지켜줄게" 어쩌고 하는 한국말을, 엄청나게 느끼하게...;;;
노래가 끝나고서 어두운 조명 속에서 종소리가 울려펴짐. (팬들이 종소리에 맞춰 외치며 호응;)

17. 屆カナイ愛ト知ッテイタノニ抑エキレズニ愛シ續ケタ
다시 한 번 폼생폼사를 펼치는 각트와 멤버들... ^^; 서양 제복에 칼 치켜들고 폼잡기;;;

일본 공연에서는 이 뒤에 두어곡 더 있었다는데, 한국 공연에서는 여기까지.
디아볼로스 전국순회공연을 거쳐 한국까지 따라온 열성 일본 팬들의 말로는,
규모는 일본보다 작았어도, 한국 공연이 가장 뜨거운 분위기였다고 함; (잘 놀고 반응 잘하고 ^^)

몇 곡 하다가 쉬엄쉬엄 인사 멘트할 줄 알았는데 쉴새없이 그저 마구 달려서 놀라웠고... (재미났음)
초반에 너무 열정적으로 터뜨려서인지, 중간에 기절해서인지, 막판의 뒷심이 좀 약했달까.
여운이 미진해서 아쉬웠음. (내가 노래들을 모르는 탓도 있을 것임)
그렇게 춤춰대면서 노래까지 잘 불러주어서, 센스는 좀 이상해도(...) 진지하게 노력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듯. ^^

관객층은 완전 빠순풍; 공룡의 발구름 같은 울림을 느끼며 '아... 내가 어쩌다 이런 데에...' 하는 위화감이 ^^;
사실 나는 악쓰는 행태를 몹시 안 좋아하는데(우리 집에선 방송에서 악쓰는 걸 보면 "미친 것들" 하는 분위기;;)
라르크 공연 때 살펴보니까, 저렇게 악쓰고 비명지르며 팔 휘두르는 게 콘서트장에서 자신의 감정을 무대 쪽에 전달하는 거의 유일한 표현수단에 가깝겠구나 싶어져서, 허어- 하고 나름대로 따뜻한 눈(...)을 가지기로 마음먹었더랬다;;

그런데 내 귀에다 대고 악 쓰는 건 아무래도 좀 견뎌내기 힘들 것 같아... 하지만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데 뭐라 말하기도 미안하잖아... 입도 못 떼고 한숨쉬는데, 알아서 "아, 죄송해요 ^^; 너무 좋아서 그만;;" 하는 아가씨들. 역시 귀엽다고 해야 하나... ^^; 뭐 어쩔 수 없지;; (콘서트 가서 악 쓸 사람들... 부탁이니 껌이라도 좀 씹어줘;)

아참, 이제껏 올림픽 경기장에서 본 공연 중 유일하게, 놀랍게도 음향에 문제 못 느끼고 잘 즐겼음! ^^;
(전에 한국 팬미팅 때 음향시설에 문제를 느끼자, 서슴없이 시간을 연기하면서까지 최선의 무대를 위해 노력하고 그러한 자신의 모토를 강한 어조로 표방해온 각트. 과연 명불허전이었음 ^^ 짝짝짝~
자기 관리에도 철저히 노력하는 것 같고... 이런 자세는 몹시 칭찬하고 싶음.)

나는 사실 각트의 팬이 아니고, 오히려 예전에 TV에서 각트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릴 정도였는데... ^^;
(어디까지나 공들여 잘 꾸며낸 얼굴이라는 인상이었기에, 아름답네 어쩌네 하는 소리에도 닭살뿐, 공감 못함.)
이번의 파격적인 드렛드 헤어... 나름대로 잘 어울리긴 한데; 내 취향에선 한층 더 멀어짐;;;
안그래도 느끼한데, 관자놀이의 힘줄까지 드러나는 모습이라니...;;;
(하다못해 머리칼이라도 북실북실 덮여있길 바랬다구 ㅠ ㅠ;)

2004년 라이브 투어 The Sixth Day & Seventh Night 공연 영상을 보고, 꽤 좋은 무대를 보여주잖아- 재미있을 것 같아- 싶어져서 당장 예매하고 혜쨩까지 꼬셔서 갔던 건데, 덕분에 레퍼토리라곤 단 한 곡도 알지 못하면서도 아주 재미나게 잘 봤음 ^^; (좌석은 라르크 때보다도 오히려 좋았고;;;)

진지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웃게 만드는 폼생폼사와 개그스러운 센스가 뒤섞여, 이것이 바로 각트! 하고 납득하게 만드는 개성이었음. (뒤의 처자들은 쉴새없이 "미치겠다 진짜~ >ㅁ<"를 연발;)
앞으로도 팬이 될 것 같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싫어하지도 않을 것 같음 ^^
가능한 한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겠소; 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