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이야기.

(하루를 보내고 나서도 꿈을 아직 기억하고 있으면 쓰기로 했음;)

오늘의 꿈은 해탈의 꿈. 혹은 내가 바라는 것의 무의식적인 반영인지도.

나를 슬프게 하는 문제 중의 하나가 꿈에 나와서,(여전히 문제점은 변함없어서 또다시 나를 괴롭게 하더이다...) 참고 참다가 급기야 몇 년 동안 꾹꾹 눌러담고 있던 걸 몽땅 터뜨려 버렸다. (스스로 놀랄 만큼 아주 격렬했음; 쏟아부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엉엉 울면서 외치다가, 이제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거야, 안녕! (뭐 나름대로 비장했;) 하고 뛰쳐나와서 막 달렸다.

미친 듯이 달려서 어딘가 숲 같기도 하고 들판 같기도 한 곳에서 며칠 동안 아무도 보지 않고 아무와도 얘기하지 않고 가만히 보냈다. 배고프면 새빨간 산수유(...)를 따먹고, 엎어져서 하늘이랑 풀 같은 걸 보면서.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았던 구도라든가, 작고 귀여운 이파리가 가득 달린 채 산들거리던 초록빛 풀들은 지금도 그려낼 수 있을 만큼 선명하게 떠오른다. 꿈 속에서도 예쁘다고 생각해서 사르륵거리는 풀들을 손으로 만져보았다;)

그러다가 진정이 되어서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오니 개들이 반겨주었다. 조그만 강아지들이 우르르~ 기름을 바른 듯 반들반들한 털을 가진 아장거리는 젖먹이 애기들을 쓰다듬어 주었고, 뒤뚱거리면서 달릴 만큼 자란 보드랍고 복실거리는 녀석들이 코를 들이밀고선 손을 핥아대고, 발라당 누워서 손가락을 깨물어 왔다. 잘 있었어? 착하기도 하지~ ㅠ ㅠ 하면서 쓰다듬쓰다듬. 어머니가 나타나서 밥 먹었냐고 물어보셨다.

... 어딘가 산 속에 틀어박혀서 개 키우고 과일 따먹으며 살라는 의미였을까?; (아니 단지 욕구불만인지도; 예전엔 속상하면 훌쩍거리면서 병아리나 개를 어루만졌는데, 요샌 울지도 않거니와 만질 대상이 없다아아아;;;)
아무튼 뭔가가 사르륵- 녹아내려서, 깨고 나니 꽤 산뜻했다.
아무도 원망할 필요도 없고, 아둥바둥 돈 벌고 휙휙 쓸 필요도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