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h Brightman - Harem World Tour 2004 ~in Seoul~ 2004.6.8

(예전 다이어리에서 백업한 글입니다. 사진은 La Luna를 부르는 사라 브라이트만.)

너무너무 멋졌다! >_< (행복에 넘쳐 춤추며 돌아옴) 물론 음악적인 면에서는 이미 절대 실망하지 않으리라 믿고 갔지만, 전세계에서 플래티넘과 골드 어워드를 휩쓴 최고 수준의 음악뿐만 아니라, 보여주는 쇼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의 공연. DVD와는 비교조차 안되는 현장감과 카리스마에 휩싸여 매우 기쁘게 즐길 수 있었다.

사전 학습을 위해 봤던 DVD들에서는 오히려 좀 실망했었는데, 실물은 그야말로 지존, 한치의 흔들림도 없는 진짜 여왕님이 아닌가! 무대 위에서 빛난다는 말이 무엇인지 깊이 실감했다.
"나는 지금 너무너무 행복해요, 서울은 무척 멋진 도시군요." 하면서 함박 미소짓는 인사.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건 줄 알았던, "난 예뻐"를 어필하는 눈깜박임. 살랑거리는 몸짓조차 어찌 그리 당당하고 사랑스러운지. 마치 로맨스 소설에서 빠져나온 왕족의 여인(이랄까, 왕에게 가장 사랑받는 여인)을 방불케 했다. 나이들었음이 느껴지긴 하지만, 1960년생, 우리나라로 45살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걸. 여러 모로;

타고난 아름다운 목소리를 바탕으로 갈고 닦인 세련된 발성과 또렷하고도 오묘한 맛이 나는 발음 구사 능력. 이전의 국내 라이센스판에는 가사가 없어서 몰랐는데, Holland산 시디에 딸린 부클렛을 찬찬히 읽다 보니 이게 또 영감이 흘러넘치는 아름다운 가사들~~~ >_< 고전 클래식에서 팝과 테크노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다양한 창법과 폭넓은 목소리. 어려운 기술을 숨쉬듯이 간단히 처리해 버리는 걸 들으며, 테크닉이 뒷받침되는 Feeling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 다시금 찬탄.

현지에서 같이 온 음악스탭들도 무척 멋졌다. 특히 Eric인가? 하는 지휘자 님은 잘 빠진 몸매에 지성적이고 온화한 용모의 핸섬맨! (지휘하지 않을 때에는 키보드를 연주했다 *.*) 오죽하면 여왕님의 카리스마에 휩싸인 와중에 오페라글래스로 오목조목 쳐다보았겠는가 ^^;; (여왕님은 오히려 클로즈업해서 보지 않는 쪽이 더 환상적이었는데; - 게다가 그런 모습은 DVD화면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음. - 공연을 즐기려면 맨눈으로 전체적인 현장감을 느끼는 쪽이 더 좋았다.)
음악팀은 왼쪽부터 기타와 베이스, 키보드, 드럼과 퍼커션, 오른쪽에 오케스트라 파트로 배치되어 있었는데, 중간에 한 차례 소개가 있을 때 짧게 스포트라이트가 지나간 것 외에는 그늘 속에서 부각되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도 2부 공연 중간에 엷은 커텐 속에서 그림자로서 무대배경에 나타나 주어 기쁨 가득.)
기타리스트 두명이 돌출된 별무대에서 마주보고 연주하기도 했는데(물론 여왕님은 메인 무대를 누비고 있었다), 내가 본 자리는 VIP석 바로 뒷쪽이어서 목을 비틀어 뒤로 돌려야 역광 속의 뒷모습을 겨우 볼 수 있었다. (예매할 때 각오하긴 했는데, 역시 아까운 일;)

전체적인 무대배경이나 장치, 의상과 댄서들도 정말 아름답고 다양했는데, 특히 다양한 빛의 윤무를 선보이며 인상적인 그림자 효과를 낸, 또한 엷은 베일같은 커텐과 어우러져 일렁이는 환상을 펼쳐준 조명 쪽을 높이 사고 싶다. (무대에서 인사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관객들이 친 박수 속에는 그대들에 대한 찬사도 담겨있다고 외쳐주고 싶음!) 영국에서 뮤지컬들을 관람할 때 느꼈던 신선하고 인상적인 요소들을 이 공연에서도 문득문득 느낄 수 있어서, 과연 같은 곳에서 태어나 흐르고 있는 문화로구나 하고 납득. 그리고 이 여왕님은 정말이지 펄럭이는 이미지와 곡선적인 안무를 좋아하는구나 하고 다시금 각인;;

어떤 곡을 불러주든 다 좋지만, 명색이 하렘 투어니까 Harem 앨범에서, The Journey Home과 Stranger In Paradise만 불러준다면 내 리퀘스트는 만족이야... 하고 있었는데, Stranger...는 1부 공연에서 일찌감치 불러주어서 기뻤고, Journey...는 Time to say Goodbye를 부르고 사라져서 엥... 왜 안 불러주는 걸까...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앵콜 박수를 치고 있었더니 두두둥! 불러주어서 일시에 날아오르는 기분을 맛보게 해주었다. 두 차례의 앵콜 뒤 전체 스탭과 함께 인사하고 활짝 웃으며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지휘자 아저씨, 안그래도 멋진데 활짝 미소지으니 엄청나게 귀여움 ㅠ_ㅠ)

-1부 공연-
HAREM
BEAUTIFUL
IT’S A BEAUTIFUL DAY
DUST IN THE WIND
WHO WANTS TO LIVE FOREVER
ANYTIME ANYWHERE
NELLA FANTASIA
STRANGER IN PARADISE
LA LUNA
NESSUN DORMA

-20분 휴식 후 2부 공연-
NO ONE LIKE YOU
ARABIAN NIGHTS
THE WAR IS OVER
FREE
WHAT A WONDERFUL WORLD
A WHITER SHADE OF PALE
PHANTOM OVERTURE
LITTLE LOTTIE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
TIME TO SAY GOODBY

-Encores-
The Journey Home
A Question Honour

http://www.allaccess.co.kr/pop/board.php?xboard=pop_photo_review (한국공연사진)
http://www.allaccess.co.kr/pop/view.php?xboard=pop_press_release&p_xnum=21&x_master_id=&x_write_kind= (인터뷰기사)

아쉬운 점이라면, 본래 음악공연을 위한 곳이 아닌 체조경기장의 공연이라 약간 걱정했던 점이기도 한 음향 시설 부문의 문제. 안 그래도 반사공명의 측면으로는 최악이 아닐까 싶었는데, (기종이 뭔지는 몰라도 듣기에 상당히 구린) 스피커 네 대씩 무대 양쪽에 매달린 걸로 체육관 맨 뒷자리까지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리게 잡아내려니, 억지로 음량만 키운 걸까. 드럼 쪽 높은 소리는 다 깨져서 공연 시작하자마자 귀가 아팠고, 목소리는 웅웅 뭉쳐버리고(특히 아랍남자가수 카짐의 목소리와 매우 상성이 나빴다;;), 그래도 참자 했더니 아주 골고루 끝까지 가자는 건지 공연 중에 전기 노이즈가 몇번이나 끼어들고, 급기야 마이크까지 삐익 소리를 내주는 게 아닌가... (음악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이 좋은 시간에 화낼 가치가 없어서 내버려 두었지만,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문제가 많았군;) 따지고 보자면 음향뿐만 아니라, 입장 들여보내는 방식도, 화장실 냄새가 진동하는 내부 복도도, 옛날 중학교 강당에서나 써먹던 접이식 의자 놓고 일렬로 빈틈없이 나란히 앉히는 좌석도, 관련상품을 파는 무질서하고도 불친절한 하얀 천막도, 공연 중에 요란하게 플래시 터뜨려가며 사진 찍어대는 무례한 일부 관객도, 앵콜박수를 치는 와중에 뛰쳐나가는 무리들도 다 구리구리하긴 했다. ^^;이래서야 한국 공연은 절대 라이브 판으로 발매될 수 없을 거라구...;; (꺄아꺄아하는 와중에도 비판의식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게다가 라이브 현장에서만 한정판매한다는 Harem The Tour를 사러 무질서의 난장판 속에 끼어든 건데, 가까이 가보니 어디서든 살 수 있는 라이센스판 DVD와 CD 몇 장만 빈약하게 놓여있어 분노. (하렘 투어 CD... 우아앙 ㅠ_ㅠ)

그리고 사라브라이트만 첫 무대 등장의 처리방법에서 느낀 미흡함. 모든 좌석의 관객에게 최대의 효과를 노리려면 메인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으로 등장한 뒤 돌출된 별 무대로 우아하게 나아갔다 옷자락을 펄럭이며 되돌아오는 쪽이 훨씬 좋았을 것이다.(VIP와 R석 대부분을 물먹이는 등장이라니,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아무튼,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R석에서 보자고 친구와 손을 부여잡고 붕붕붕~ 꽃잎과 종이가 흩날리는 속에서 멋진 공연을 가까이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자신에게 좋은 공연이어야 의미가 있지만 ^^)
올해 1월부터 10월에 걸쳐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순으로 이루어지는 하렘 투어.
아메리카 공연할 때, 보러 가고 싶어라~ 하고 손 빨고 있었더니, 기쁘게도 한국에도 와주어서 소원성취.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왔고, 한국 공연을 마치고는 일본으로 간다.)
정말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을 듯. 함께 해 준 호빗 양, 고마워요.

http://www.sarah-brightman.com
http://www.sarah-brightman.nl/sarahnews.htm

SARAH BRIGHTMAN

Age: 43
Born: Aug. 14, 1960, in Berkhampstead, England.
Solo career: Since 1989, she has recorded 12 solo albums.

``My career has probably gone on for 24 years or so now, and my show is a collection of all the things I've done.'' (그녀는 예술영재교육을 받은 댄서였고, 뮤지컬 배우였으며, 또한 가수이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진화해 나가고 있다.)
``I've had a career for so long and had time to incorporate many styles and merge them to become my own.''
``I've never done anything musically that's the right music or what's the taste of the moment,''
``I've always done what is right to myself and what I want to 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