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우림 일본데뷔공연 / Dance Andalucia / 恋の骨折り損

실은 밴드 음악에 큰 흥미가 없었던 터라(전자기타 등의 음색을 좋아하지 않음), 노래방에서 애들이 가끔 부르는 정도밖에 몰랐던 그룹. 자우림이 GLAY 콘서트에 게스트 출연한 게 계기가 되어서-랄까, 어쩌다 생각도 안했던 그네들의 일본 첫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GLAY의 열성적인 팬인 일본인 친구가, 팬클럽 엽서 추첨에 당첨되었다며 나를 꼬신 것이다. 실로 아이러니한 상황 같은...;)

실제로 보는 대중 가수(?)의 라이브는 처음이었는데, 청중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무대 위와 한 호흡으로 움직이고, 뜨겁게 반응한다는 느낌이 들어 꽤 좋았다. (소극장 정도의 작은 공간이어서 더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었던 듯도 싶지만) 그리고 보컬인 김윤아 씨의 목소리에 반했다.

파마머리에 빨간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온 김윤아. 그녀의 무대 매너 중 특이하게도, 노래 전주나 간주 부분에서 무대에서 완전히 등돌리고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노래하면서 계속 생긋생긋 미소짓고, 유나! 를 외치며 환호하고 손흔드는 청중들에게 자주 손을 흔들며 웃어주는 게 그야말로 폭발적인 호감도 200% 상승효과! ^^; 때로는 연약하게 흘려내고, 때로는 폭발적으로 뿜어내는 아름다운 발성과 또렷한 발음에 홀려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녀의 일본어 멘트는 능숙한 편이었는데, 그 외 자우림의 남성멤버들은 일본어가 상당히 서툴렀다. (지금 기억나는 멘트로는 "さぁ、いっしょに盛り上がりましょう！"랑, "여러분은 자우림의 어떤 곡을 좋아하십니까? 대체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곡들을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자우림의 우울한 분위기의 곡들을 사랑합니다.(정확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의미의 멘트였음)", "이렇게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지금 굉장히 기쁩니다. 자우림은 상당히 운이 좋은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자우림의 노래 중에서 가장 아릅다운 곡이라고 생각하는 "파애",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던 건 꽤 행운일지도- 싶다. 나중에 음반으로 들어보니 잘 녹음하겠다고 얌전히 부른 듯한 느낌이었는데, 라이브에서의 가느다란 떨림과 즉흥적인 텐션의 조절 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능숙해진 날개짓으로 높이 높이 날아가는 느낌. 역시 감성의 Rubato. Rubato.

자우림의 곡들에는 어딘가 그로테스크한 향미가 배어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가사도 그렇지만, 우울한 가라앉음과 토해내는 광기, 축축한 어두움과 명랑한 천진스러움, 사춘기의 불안정함과 변덕스러운 정서가 뒤섞인 느낌이랄까. 방황과 불안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젊은 계층에게는 확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진 동시에, 나이드신 부모님이나 어린 아이들과 함께 공감하며 들을 수 있는 음악은 아닌 듯 하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지)

라이브에 다녀온 뒤 얼마 안되어서인가, 김윤아 1집을 듣게 되었는데... 피아노와 스트링이 반주로 깔리는 게 밴드 음악보다 훨씬 내 취향이었다. ^^; (한동안 애청했었지)

스페인의 민속 플라멩코에 재즈와 블루스 등을 뒤섞어 정열적으로 연주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마놀로 카라스코(1971년생)를 중심으로, 기타, 바이올린, 색스폰, 베이스, 퍼커션 뮤지션들과, 플라멩코 댄서들의 춤과 탭댄스가 어울러진 화려한 엔터테이먼트 쇼였다. (현란하게 바뀌는 조명효과가 참...;)

"정열의 피아니스트 마놀로 카라스코가 자아내는 충격적인 아름다움, 궁극의 플라멩코 스펙터클!" 어쩌고 하며 2001년 말부터 2002년 초까지 후지 TV에서 밤에 CF로 내보내던 공연. (모르긴 해도 나처럼 선전 보고 마음이 동해 간 사람이 꽤나 많을 것 같으므로, 선전효과는 확실히 성공적이었으리라 생각됨.) 뭔가 후원하는 곳들이 꽤 빠방하달까(스페인대사관를 필두로 일본플라멩코협회, TOKYO FM, 일본방송, 산케이리빙신문사,mod'shair-비달사순 같은 유명한 샴푸업체-), 자본주의의 뒷받침이 꽤 확실한 느낌의 무대였다.

공연은 화려했고, 스케일과 장식음을 주된 기조로 삼은 곡들은 대체적으로 듣기 좋았으나, 반복이 매우매우 많아서... 오래 듣고 있노라면 잠이 솔솔 온다. (한마디에 도돌이표가 최소한 네번씩 붙고, 같은 구절의 바리에이션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지루함이라니!) 물론 마음에 드는 매력적인 부분들도 있었음. 무대공간의 스타일이 지나치게 크지 않았다면 아마 관객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법 한데, 지나치게 규모를 크게 했달까(상업적 이권관계와 체면 같은 게 무대 뒤에 막 얽혀있을 것만 같았음;) 그런 면에서는 좀... ^^; (넓디넓은 객석이 3층까지 있었던가...)

플라멩코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갔었는데, 한참 뒤에 어쩌다 관련서적을 읽을 기회가 생겼음.
혹시 관심있을 이들을 위해 조금 덧붙여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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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는 일반적으로 칸테(Cante, 가수), 바일레(Baile, 무용수), 토케(Toque, 기타리스트)가 삼위일체가 되어 서로 그 자리의 분위기를 교감하면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그밖에 여러 사람들이 무대에 서는 쿠아드로(Cuadro), 남녀가 함께 춤추는 파레하(Pareja), 칸테와 토케의 콤비 등 플라멩코에는 다채로운 표정이 있다.

원래는 안달루시아로 건너온 집시들의 애환과 한탄을 노래, 춤, 선율로 표현한 것이 오늘날 플라멩코의 원형을 확립하였다. 플라멩코를 공연하는 극장을 타블라오라 하는데, 아라비아풍 장식을 한 무대에서 전통적인 플라멩코를 추는 곳과, 호아킨 코르테스로 대표되는 새로운 창조적 무용으로서의 플라멩코를 공연하는 두 종류로 나누어볼 수 있다.

손가락 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온몸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얼굴 표정이나 의상, 소도구를 구사하며 춤을 추는 바일레. 플라멩코의 핵심으로서 기쁨과 슬픔을 시에 실어 노래하는 칸테. 그리고 기타로 정념의 선율을 노래하는 토케. 플라멩코의 묘미는 바로 이 3인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연출해 내는 여러가지 표정에 있다.

* 피토스 (Pitos, 손가락을 울리는 소리)
중지나 약지를 엄지에 대고 비껴서 내는 소리. 바일레는 팔이나 손의 움직임과 함께 피토스를 내고, 칸테는 리듬을 만들어 춤이나 노래에 독특한 맛을 낸다. 무대에서는 팔리요스(캐스터네츠)를 사용하지만, 본래는 손가락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 만톤 (Manton - Mantilla - Mantonsillo, 숄)
여성 무용수가 어깨에 걸치는 숄. 사이즈에 따라 큰 것부터 만톤, 만티야, 만톤시요의 3가지로 나뉜다. 자수가 놓인 숄을 아름답게 흔들어 마음 상태를 표현함.

* 팔마 (Palma, 박수치기)
손뼉을 쳐서 높고 큰 소리를 내는 세코(Seco)와 둔탁하고 낮은 소리를 내는 소르다(Sorda)로 리듬을 꾸미는, 플라멩코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기술. 쿠아드로에서ㅡㄴ 등장 차례를 기다리는 바일레가 팔마로 스테이지를 북돋워 주는데, 팔마 전문인 팔메로(Palmero)가 스테이지에 서는 경우도 있다.

* 바타 데 콜라 (Bata de Cola, 길이가 긴 스커트)
꼬리처럼 단을 길게 늘어뜨린 격조 높은 스커트. 여성다움을 연출하는 동시에 중량감 있는 스커트 자락을 경쾌하게 펄럭이면서 발기술을 결합시키는 흐르는 듯한 동작이 커다란 볼거리다.

* 브라소 (Brazo, 팔동작)
손목을 돌리면서 물 흐르듯 팔을 움직이는, 플라멩코 무용의 기본 동작 가운데 하나. 손목에서 손가락 끝까지의 동작인 마노(Mano)나 얼굴 표정 등과 호응을 이뤄 표한한다. 기쁨을 노래할 때는 우아構? 슬픔을 노래할 때는 비통한 표정이 되는 등, 칸테의 가사는 알아들을 수 없더라도 브라소로 그 뜻을 느낄 수 있다.

* 사파테아도 (Zapateado, 구둣소리 리듬)
구둣소리를 자유자재로 울려서 리듬을 만드는, 플라멩코에서 가장 매력적?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구두의 코끝과 굽에 못을 박아놓아 부딪칠 때마다 강렬한 소리를 낸다. 타블라오에서 스테이지 가까운 자리에 앉으면 뒷꿈치, 코끝, 발 전체, 발 앞부분 등을 바닥에 때리는 진동이 몸으로 전달되어 흥분이 한층 더할 것이다.

* 칸테 (Cante, 노래)
전통적으로 심각한 내용이 많은 칸테 그란데(Cante Grande)와, 가벼운 리듬으로 애환을 노래하는 칸테 치코(Cante Chico)의 두 종류가 있다. 토케와 칸테가 펼치는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 토케 (Toque, 기타)
현을 긁어서 소리를 내는 라스케아도(Rasqueado)나 기타 표면을 두드리는 골페(Golpe) 등을 구사하면서 정념을 표현한다.

--- 플라멩코를 만드는 사람들 ---

* 기타리수타 (Guitarrisuta)
기타리스트. 본래 플라멩코는 팔마(박수치기)와 칸테(노래)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200년쯤 전에 반주 악기로 기타(Guitarra)가 등장했다. 지금은 독주 예술로 확고한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 바일라오르, 바일라오라 (Bailaor, Bailaora)
플라멩코의 남성, 여성 무용수를 일컫는 말. 본래는 맨발로 춤을 추었지만, 곧 구두를 신게 되고 스텝과 구둣소리가 무용 기술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 칸타오르, 칸타오라 (Cantaor, Cantaora)
플라멩코의 남성가수, 여성가수를 칭함. 원래는 집시들의 애환과 슬픔을 노′臼느립? 지금은 연애?소재로 한 노래가 많다.

--- 플라멩코의 선율에 대하여 ---

플라멩코의 리듬은 한 소절이 12박자이다. 시각을 알리는 시계와 마찬가지로 낮과 밤, 인생의 매순간 등을 표현한다. 곡의 종류는 악센트를 붙이는 위치에 따라 구별되며, 3박자계와 2박자계가 있다.

* 알레그리아스 (Alegrias)
3박자 계통. 플라멩코의 전통적인 무곡으로, 밝고 활기차며 극적인 부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 솔레아 (Solea)
3박자 계통. 고독을 뜻하며, 느릿느릿한 단조 속에 격렬한 정열이 숨어있다.
* 세비야나스 (Sevillanas)
3박자 계통. 세비야의 봄 축제에 등장하는 민속 무곡. 플라멩코 춤에서 제일 먼저 배우는 곡이기도 하다.
* 탕기요 (Tanguillo)
2박자 계통. 카디스에서 태어난 밝은 곡. 팔리요스와 코르도베스(Cordobes, 모자)를 이용해 즐겁게 춤춘다.
* 판당고 (Fandango)
에스파냐 각지에 남아있는 4분의 3박자 곡을 플라멩코화한 것. 경쾌한 곡과 조용한 곡의 두 종료가 있다.

--- 플라멩코를 수놓는 소품들 ---

플라멩코에서 가장 화려한 것은 바일레들이 온몸으로 표현하는 정열적인 메세지! 감정의 고조나 마음의 갈등 등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플라멩코를 수놓는 소품들이다. 부채(Abanico), 숄(Manton, 사이즈에 따라 명칭이 다름), 구두(Sapato, 경쾌한 구둣소리를 내줌), 팔리요스(Palillos, 고저음 리듬을 넣는 데 사용하는 캐스터네츠) 등이 있다.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원작을 일본 극단 SET에서 뮤지컬 액션 코미디로 표현했던 연극 공연.
(SET=Super Eccentric Theater)

실은 셰익스피어는 아무래도 좋고(^^;) 음악 담당이 카지우라 유키(梶浦由記)여서! 관심을 가지고 발걸음한 공연인데, 실제로는 음악보다 연극배우들이 인상적이어서 눈을 빼앗기고 봤다.
쭉쭉 뻗어나오는 목소리와 자신감 넘치는 생기있는 동작들이 참 멋져서 그런 점에선 두근두근. (각본이나 연출은 그냥 평범하다는 인상밖에...; 음악도 기대했던 것에 비해 비중이 작고... '무난함'에 촛점을 맞춘 느낌.)

(옛날옛날 거 백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