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rasum International Jazz Festival 2005

(쮸는 라르크 공연 이후로 반폐인 상태 ^^; 하이도가 뇌리에 어른거리고 사람들이 눈에 안 들어와... ㅠ ㅠ;)

가평역 부근의 자라섬에서의 야외 무대. (하늘과 구름과 나무가 무대 배경인 것도 쏠쏠한 운치가... ^-^)
기차를 타고 룰루랄라, 돗자리를 깔고 자리잡아 달링의 정성어린 도시락을 까먹으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음.
(같이 가주어서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굉장히 좋은 시간으로 보낼 수 있었어요~~~
게다가 전날의 화끈했던 공연의 여파로 아침까지 새하얗게 불태우다 나간 참이라 좀 피곤했었는데,
너무나 세심하게 신경써 준 덕분에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랄라라 상태로 있었음에도 안락 그 자체;)

1. Aseana Percussion Unit

가볍게 웃고 즐기기엔 괜찮았는데,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라든가 곡의 완성도는 좀 부족하다는 게 개인적인 감상. 11명의 퍼커셔니스트가 모였다고 해서 흥미롭게 기대했었는데, 나로선 그리 특기할 만한 점이 없었고...(물론 몇몇 퍼커션 파트는 좋았음 ^^)
전체적인 센스가 어째 오야지스러우면서 우격다짐 연주로 밀고 나가는 듯 해서... OTL;

2. Tommy Emmanuel C.G.P (Certified Guitar Player)

귀가 씻겨지는 느낌의 범상치 않은 기타! >_<
배음의 화성감이 풍부한 울림의 무척 깔끔하고 리드미컬한 멋진 연주.

기타라는 악기를 극한까지 다루어 음을 끌어낼 수 있는 실력과, 탁월한 음악적 센스,
거기다 관객과의 교류를 즐기는 깜찍한 유머 감각까지! 아주 유쾌하고 멋진 공연이었음.
(이 사람이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순간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발걸음은 대성공!)
공연 시작하기 전에 무려 와인 글래스가 준비되는 걸 보고 꺄르륵; (레드와인님의 강림이라니; 어떤 사람이냐!)

Acoustic Guitar 본연의 매력적인 음색 외에도 악기 전체를 구석구석 탐험해서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방식으로 울려준다고나 할까. (하프, 퍼커션, 피들, 디저리두 등의 엉뚱한 악기소리까지도 기타 3대와 이펙터만으로, 찬탄이 절로 흘러나올 만큼 멋지게 내주었음 ^^)
하나의 분야를 극한의 정점까지 추구한 자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깊은 내공이 극히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샤머니즘과 음악의 상관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태고의 음악도 있었는데(Initiation)
오스트레일리아의 민속악기 디저리두의 음색을 이런 데서, 기타로 만날 줄은 정말 몰랐다구~~~;
(멘트가 끝나고 나오는 곡을 듣는 순간, 어라 이건... 이 사람 호주 사람이었나!; 하고 놀랐음 ^^;)

리듬 감각이 굉장히 좋음. 드러머로도 발군일 듯. (노래도 부르는데, 개인적으로 보컬 쪽은 그다지;)
레퍼토리도 아주 다양하고. 거기다 어딘가 낯익은 선율의 서정성이 어쿠스틱 기타의 음색과 합쳐지면서
참을 수 없이 아름답게 울려퍼져 마음에 파문을 일으킴. 아무튼 백문이 불여일청이오.

9월 6일 20시에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첫 내한공연 예정.
(다녀와서 추가 : 역시 멋진 무대! 3시간이 어찌나 훌떡 가던지~ 행복했어요 >_< 고마워요~~~)

기회가 되면 반두시 접해봐둘 만한 아티스트. ^^
공식 홈페이지 http://www.tommyemmanuel.com/

3. Trio Toykeat

핀란드 음대 출신의 재즈 트리오. 음악이 토양을 바꾸어 또 조금 새롭게 발전해 나가는, 품격있는 유러피안 재즈 스타일. (두근두근, 이들의 공연을 무료로 볼 만한 기회가 그리 많을 것 같지는 않은데... 고마웠어요 KTF! ^^;) 음반으로 익숙해져 있던 이들이라 긴장이 풀렸던 건지, 체력이 딸려서인지, 이 때쯤 좀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완전히 집중하지 못했던 게 아쉬움.

Iiro Rantala - piano (이 사람의 떡 주무르듯 연주하는 피아노가 매력적임 ^^*;)
Rami Eskelinen - drums
Eerik Siikasaari - bass

4. Richard Bonna Quintet

기차의 막차 시간 때문에 끝까지 보지 못해 아쉬웠던 공연. (이래저래 공연이 지연되어 원래 8시 예정에서 9시 넘어 시작한 것도 타격이... ㅠ_ㅠ) Pat Matheny Group 멤버로 내한한 적이 있다는 약력에 우선 흥미가 가긴 했는데... 과연 선전문구처럼 아프리카의 스팅인지는 잘 모르겠음 ^^; (과시하고 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정작 카리스마는 못 느꼈...;;) 베이스와 보컬의 리처드 보나는 아프리카 카메룬 출신이라는데, 아프리카 특유의 색채와 리듬감은 그다지... 오히려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의 팝 재즈에 차분함이 가미된 듯한 느낌. 곡당 러닝 타임이 상당히 길어서 그다지 다양하게 듣지는 못했음.

좋은 시간과 기획,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 내년에도 또 해주세요~
(그리고 교통편을 고려해서 공연 시간 좀 잘 조절해 주세요. 밤길의 귀가엔 애로사항이 꽃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