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ret Garden Live in Seoul 2005

이번의 내한 공연은 Secret Garden 10th Anniversary 기념 공연이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1995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순수기악곡 ‘Nocturne’으로 우승함으로써 첫 행보를 시작한 시크릿 가든.
(40년 역사를 가진 이 대회에서 노래가 아닌 기악곡으로 우승을 한 것은 그들이 처음이었다고 하지요~~~)
마음을 투명하고 촉촉하게 정화해 주는 그들 특유의 음악을 때로는 부드럽고 고요한 서정성으로,
혹은 두근두근 들썩거리게 만드는 흥겨운 경쾌함으로, 또한 압도적으로 심장을 파고들어오는 강렬한 에너지로,
유연하고도 극도로 정제된 솜씨로 시공에 넘실거리게 자아냈습니다. 어찌나 좋던지요.
음악 자체에 완전히 휩싸여서 육신의 껍질을 잊어버린 채 순수한 음과 혼 그 자체를 느끼는 듯한 아찔함...

10월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19:30부터 22:00에 이르기까지, 중간의 15분 휴식시간을 제외하고도 두시간 훨씬 넘는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지게, 시종일관 차분한 연륜과 성실하고 진지한 열정으로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이끌어 나갔습니다. (여전히 공연예정시각을 거의 정확히 지켜 무대에 나와주어 신뢰감을 더해주었지요~)
이들은 특이하게 메인무대배치가 오른쪽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그 쪽 자릴 잡았었는데(일반적으로는 피아노가 왼쪽에 배치되죠), 그랜드 피아노와 신디사이저가 ㄴ자로 있으니 맨 앞 좌석에선 또 건반이 안 보이더라는 ^^; 그래도 역시 앞이 좋긴 하더군요. 롤프가 느끼고 있을 현장감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듣고 있다는 실감이 났고,
피오뉼라는 몇번이나 바로 앞까지 걸어와 눈을 맞추고 미소지으며 연주해 줌으로써 맥박수를 높여주었답니다;

공연은 한 곡 한 곡에 짤막한 해설을 붙여가며 진행되었는데, 첫 음반이었던 Songs from a Secret Garden부터 올해 신보인 earthsongs에 이르기까지 두루 섭렵해 짚어주었습니다. (1집 때부터 모아온 팬으로써 그들의 멘트 행간에 느껴지는 감개를 조금이나마 같이 맛보았지요)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음악은 그런 모든 제약을 뛰어넘어 감정의 진실함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하나로 만들어 줍니다. 그건 정말... 단순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특별한 일이예요. ^^ 특히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해 주며, "기념할 만한 이 특별한 순간에 우리를 사랑해 준 특별한 청중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쁩니다."(대충 이 비슷한 말로 이해하고 넘어갔음 ^^;) 이런 말도 해주어서 감격스러웠고, 마지막 멘트에선 감사와 축복의 말을 날려주더군요 >_< (물론 환호하며 아낌없는 박수와 미소를 퍼부었습니다~) 보통 외국 아티스트들이 아시아에서 일본을 선호하는 경우는 많아도, 한국을 꼭 집어 사랑해 주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잖아요... ㅠ ㅠ; 기쁜 경험입니다.

그런데 세종문화회관, 오늘의 조명 담당은 누군지 좀... 연주자를 정작 비춰야 할 순간에 안 비추고 어긋나는 타이밍을 몇번이나 보여주었습니다. (안그래도 오늘은 조명이 멋지다고 느낀 때가 없긴 했는데, 실수까지 역력하게 저질러 주다니 -.-; 같이 갔던 친구도 조명 미스를 지적했음)

마지막으로, 아티스트 프로필을 덧붙여 놓습니다. http://www.secretgarden.no/
(공식 홈페이지는 평소에도 Links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모처럼 포스팅한 김에 여기에도 더해놓죠)

롤프 르란드 (Rolf Lovland)
올해 47세로 작곡과 키보드를 담당하고 있는 노르웨이 태생의 롤프 르란드는 노르웨이 오슬로 음악연구소에서 클래식을 전공한 후 노르웨이 출신의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 레코딩 작업을 하면서 작곡가이자 편곡자, 프로듀서로 바쁜 활동을 펼쳐 왔다.
지적인 풍모를 풍기는 롤프 르란드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2회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노르웨이 그래미상 4회 수상, 국립 라디오 방송국이 주최하는 ‘올해의 최고 음악상’을 2회 수상하였다. 또한 노르웨이에서 최고의 싱어송 라이터로 인정받고 있으며 TV 방송국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한 바 있는 재주꾼이다.

피오뉼라 쉐리(Fionnuala Sherry)
아일랜드 태생의 음악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매력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뉼라 쉐리는 올해 39세로, 더블린음대와 트리니티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후 RTE 콘서트 오케스트라의 단원이자 아일랜드 내에서 상당한 지명도를 지닌 솔리스트이다. 특히 그녀의 세션 경력은 팝과 민속음악, 클래식을 넘나드는 다양한 영역을 보여 주고 있는데, 켈틱뮤직의 대가인 앤디 어빈의 앨범에 참여한 것을 비롯하여,아일랜드 국민 영웅 밴 모리슨과도 함께 작업했으며 시네드 오코너, 크리스드 버그, 클래너드등의 레코딩에 참여하며 A급 스튜디오 세션 뮤지션으로 명성을 쌓았다. “The River runs wild ” “The Mask”등의 영화음악 제작에 참여하기도 하였으며, 아일랜드 TV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등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1994년 ‘시크릿 가든’을 결성한 후 멤버로 활약하면서 작곡과 프로듀싱을 함께 하고 있다.

세션파트 (Session Part)
* 미셀 안소니오브리엔 (Michel Anthony O`brien) - Whistles, Uilleann Pipes
* 모르텐 올라 휴제 (Morten Ola Huse) - Keyboards
* 헨리크 유레니우스 (Henrik Eurenius) - Oboe
* 롤프 크리스텐센 (Rolf Kristensen) - Guitars
* 페르 엘리아스 드라블로스 (Per Elias Drablos) - Bass Guitar
* 오타 네스제 (Ottar Nesje)- Drums and Percussion
* Saoirse (쎄싸... 라고 발음했던가?;) - Vocals, Irish Harp
* Dag stephen solberg - Sound Engineer
* Espen Andersen - monitor sound mixer

아주 예전에는 가고 싶은 공연이 있어도 주변에 같이 보고 싶어하는 친구가 없어서 참곤 했었고,
그 다음에는 용기내어 혼자서도 잘 놀고 잘 찾아다녀요- 모드로 혼자 뽈뽈뽈 헤치고 다니면서 봤더니,
이제는 같이 보자고 꼬실 친구들도, 같이 보자고 권해주는 친구들도 조금씩 생겼습니다. 감사한 일이예요.
좋은 시간을 저와 함께 나누어 즐겨주어 고마워요. 덕분에 더욱 행복하게 느낍니다. 또 함께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