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커피 라이프~

Greenwich Village에 있는 PORTO RICO IMPORTING CO.(커피전문점)에 가서 기어이 원두 장만해 왔다.
(아아아... 방향치인 이 몸이 한번에 찰떡같이 찾았소 ;ㅁ; 혼자 감격에 떨었음;;)
각종 커피빈들이 푸대마다 산더미같이 담겨서 춤추고 있어... (이것 참 향기로운 가게로고~)
뭐가 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한가해지기를 기다려 점원에게 추천해 달라고 했음.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카페 마키아또 해 먹을 거고... 신 맛 안 좋아해요.)
고개를 까딱까딱하더니 Brazilian Bourbon Santos Espresso를 처억 뽑아주었음.
그런데 대뜸 그라인더에 갈아버리길래 속으로 헉...; (로스팅한 뒤 7일~10일 내, 분쇄한 뒤엔 4시간 이내에 뽑아 마시는 게 커피를 가장 맛있게 음용하는 방법이라고 조사하고 갔는데?!;;) 갈아놓은 봉지를 바라보며 그거 얼마나 오래 먹을 수 있냐니까 한 달 정도 간단다. 계산하면서 우웅... 다음에는 그냥 Whole Coffee Bean으로 살 수 있을까나요- 했더니 앗 미안해, 묻지도 않고 갈아버렸네.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갈지 않은 콩으로 가져가용- 하길래 옹- 그럼 부탁해염. ^^; 하고 다시 받았음. (봉지에 담아주면서 갈아놓은 꾸러미도 "이것도 그냥 먹으렴-" 하고 슬쩍 넣어주고 씩 웃더라. 친절해 친절해! 당신 나를 단골로 만들 셈이군욧~ *.*) Frothing Pitcher랑 airtight container, espresso mug도 같이 장만, 기초장비투자비가 들긴 했지만, 원두커피가 생각보다 너무 싸서 감탄... 이래서야, 미국에서 커피를 즐기지 않으면 손해겠는걸- 싶기도 하고 ^^; (카페라떼용 큰 머그잔도 사야 하는데 지금까지 딱 마음에 드는 예쁜 걸 못 발견해서 그냥 있음... 너무 커, 쓸데없이 무겁잖아, 폭이 너무 좁아서 닦기 힘들겠어, 대충 사기엔 지나치게 비싸! 등등의 각종 이유로... ^^;)
아무튼 사라바다, 별다방. 난 성의없이 패스트푸드 다루듯 대충 뽑아대는 커피 먹기 싫어. (어떻게 기계로 뽑은 거 섞기만 하는데도 인간마다 맛이 다르담... 게다가 그런 가격대성능비로는 너무 비싸다구. 뭐, 스타벅스는 최소한 마시고 나서 배가 살살 아픈 커피는 아니었으니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 커피 잘못 마시면 배앓이함;)

오랫동안 넘볼 수 없는 로망이었던 에스프레소 머신에 20% 할인 쿠폰 썼다.
(사실 뉴욕시 세금 8.375% 때문에 생각만큼 확 깎이지는 않았지만 제값 낸 위에 세금 무는 것보다야...;)
illy 원두커피 한 통이랑 무슨 쿠폰이 보너스로 딸려와서 기쁜 마음으로 옅어놓고,
Instructional Video까지 딸려있길래 봐 주고, 매뉴얼도 한 번 좌악 읽어주고, 구석구석 닦아서 가동.
오오, 황금빛 크레마가... ㅠ_ㅠ 감동이야; 구름같은 우유거품이... 초감동이얏; 맛난 카푸치노~
(날이 추워지면 Godiva 코코아가루 사다가 핫초코에도 도전해야겠음...)
바닐라 시럽을 사려고 했는데 파는 데를 못 찾아서 전에 사뒀던 메이플 시럽을 대신 넣었음.
입 안에 머금는 커피 향기도 대략 아주 좋소. 온 집안에 퍼지는 커피 내음, 어쩐지 우아한 기분...
카페인을 퍼 마셨으니 이젠 졸립다고 뻗어버리지 않겠지...(;;;) 실용적인 목적이 있단 말이야~;

Magnifica Super Automatic Espresso/Coffee Machine

맛있는 커피를 혼자 홀짝이고 있자니... 왠지 누군가 불러서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고 싶은 기분이어라.

삼천리 밖에서 한 조각 구름 사이 밝은 달과 마음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三千里外, 心親一片雲間明月.